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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아저씨 응원단'의 정체는 선군정치 군인들

중앙일보 2010.06.19 09:06
16일 북한ㆍ브라질전이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 유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에서 북한팀을 응원하던 ‘아저씨 응원단’은 북한 군인들이라고 홍콩 명보(明報)가 17일 보도했다.



명보는“응원단원 중 한 명이 ‘자신들은 모두 군인이며 어제(15일) 평양에서 출발해 남아공에 도착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명보는 40~50세 연령대의 북한 응원단 100여명이 오른쪽 가슴에 북한 국기를 박은 붉은 색 상의와 모자를 쓰고 브라질을 응원하는 노란색 물결 속에서도 열렬히 북한팀을 응원했다고 전했다. 스타디움 한 쪽에선 중국인 응원단 1000여명이 북한팀을 응원했다.



이들이 쓰고 있던 빨간 모자에는 건설사 마크가 붙어 있어 이들이 외화벌이를 위해 현지에 파견된 건설 인부들일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지만 남아공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명보는“평양에서 남아공까지 항공료는 북한의 근로자가 1년간 벌 수 있는 평균 임금의 100배에 달한다”며 “북한 정부 차원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홍콩의 외교 소식통은“44년 만에 진출한 월드컵 원정 응원 기회는 김정일 체제를 수호하는 핵심 계층에게 내린 포상이나 다름 없다”며“선군(先軍)정치를 앞세우는 북한에서 군인들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는 166명의 중년 남녀들로 구성된 응원단을 파견했다. 중국 지린(吉林)에서 발행되는 신문화보(新文化報)에 따르면 이들은 당ㆍ정ㆍ군의 중견 관료들로 중앙과 지방의 청(廳)급 이상의 기관에서 선출됐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는 북한 전역에서 뽑은 키 165㎝ 이상의 예술단원들로 구성된 응원단을 파견했다.



한편 이날 중국인 북한 응원단은 중국 국가체육총국 산하 체육문화회사인 '중티밍싱(中體明星)'이 만든 여행 패키지 상품 고개들이라고 중국 신문이 보도했다. 중티밍싱은 북한 측에 할당된 월드컵 티켓 1000매를 받아 7박8일 일정으로 북한팀 응원을 포함해 사파리 관광, 카지노 체험 등으로 구성된 남아프리카 여행상품을 만들었다.



'월드컵 지원군, 조선(북한)팀을 응원하기 위해'라는 설명이 붙은 여행상품은 모두 2종류로 북한과 브라질 전(16일), 북한과 포르투갈 전(21일) 응원단으로 나뉜다. 가격은 두 상품 모두 3만5000위안(약 630만 원 안팎)이다. 각 응원단에는 중국인 치어리더와 음악가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팀은 이번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탈락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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