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월드컵] ‘킬러 이동국’ 골문 열고 …

중앙일보 2010.06.19 02:02 종합 4면 지면보기
“이동국(31·전북)을 뽑은 이유는 한 경기 때문이라고 봐도 좋다. 나이지리아전이다.”



지난달 말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에서 월드컵 최종엔트리를 발표한 뒤 허정무 감독이 기자에게 살짝 귀띔한 말이다. 그는 이 내용을 아르헨티나전이 끝날 때까지는 비보도로 해 달라고 요청했다.



허 감독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마지막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나선 이동국을 나이지리아와 ‘끝장 승부’에 선발로 내세울 생각이다. 아르헨티나에 1-4로 패하며 1승1패(승점 3점·3골 4실)가 된 한국은 23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더반 스타디움에서 나이지리아와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허 감독은 “나이지리아는 한 번 신나면 무섭게 춤을 춘다. 우리는 그들이 춤추기 전에 승부를 내야 한다”며 “나이지리아는 볼을 오래 소유하는 버릇이 있다. 바로 그 점을 노려 골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상대의 볼을 끊어 역습으로 연결한 뒤 이동국에게 마무리를 맡기겠다는 계산이다.



허 감독은 이동국과 박주영(25·AS 모나코)을 투톱으로 출전시키는 4-4-2 포메이션으로 초반부터 골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전에서는 수비에 비중을 둔 4-2-3-1을 들고 나왔지만 승리가 필요한 나이지리아전에서는 공격수를 늘리는 게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허 감독은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열린 호주와 평가전 때 이동국-박주영 투톱을 테스트한 바 있다.



이동국은 지난달 16일 에콰도르전에서 허벅지 근육을 다쳤지만 꾸준히 재활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아르헨티나전 후반 36분 박주영과 교체 투입돼 9분간 2개의 슛을 시도하며 실전 감각을 찾아가고 있다. 98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전 이후 12년 만의 월드컵 출전이었다.



나이지리아는 중원 사령관 존 오비 미켈(첼시)이 무릎을 다쳐 최종엔트리에서 빠진 데다 그리스전에서 미드필더 사니 카이타(블라디캅카스)가 퇴장당해 한국전에 나오지 못한다. 또 왼쪽 풀백인 타예 타이워(마르세유)와 우와 에치에질레(렌)까지 다쳐 나가며 수비에 구멍이 뚫렸다. 이동국의 힘과 결정력에다 경험이라면 충분히 골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게 허 감독의 생각이다.



이동국은 2001년 9월 부산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 친선경기에서 후반 46분 극적인 헤딩 결승골을 뽑아낸 바 있다. 그는 이번 대회 슬로건 ‘케 나코(이제 때가 왔다)’처럼 나이지리아전을 기다리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최원창 기자

일러스트=박승범



Sponsored by 뉴트리라이트,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공식건강기능식품 브랜드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