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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절반 기부운동” 이끄는 미국 억만장자도 이런 고민을 …

중앙일보 2010.06.19 01:38 종합 12면 지면보기
미국 억만장자들의 기부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등이 주도하는 ‘기부 서약(giving pledge)’운동(본지 6월 18일자 14면)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년 기부 현황을 조사해 『자선연감』을 펴내고 있는 스태시 팔머는 “미국의 갑부들이 이처럼 기부운동에 힘쓰고 있는 것은 부(富)를 신이 위탁한 선물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들은 신의 축복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을 당연한 의무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부인 설득·자식 눈치

◆미 갑부들, 기부 위해 1년간 비밀회동=외신들은 이번 기부운동의 모태가 된 지난해 5월 뉴욕에서의 ‘억만장자 14인 모임’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게이츠의 부인 멀린다는 이 모임이 반드시 부부 동반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돈을 버는 것은 남편이지만 이를 관리하고 쓰는 사람은 부인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지난해 5월 5일 뉴욕에서 열린 모임에서는 미국의 전설적 거부인 록펠러가의 후손 데이비드 록펠러가 집안의 기부 전통에 대해 설명했으며 언론 재벌인 테드 터너는 유엔에 10억 달러를 기부한 일화를 소개했다. 참석자들은 돌아가면서 약 15분간씩 기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털어놨다고 한다.



“막대한 재산을 기부할 경우 자손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대부분이 기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와 관련, 워런 버핏은 “마치 그 모임은 내가 정신과 의사가 돼 환자들의 심정을 듣는 자리인 것 같았다”며 “그만큼 참석자들이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후 이들은 지난해 말 런던과 캘리포니아에서 두 차례 모임을 더 가진 후 최근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는 운동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뿌리 깊은 미국의 기부문화= 록펠러가는 시카고대 설립을 위해 6000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지금도 록펠러재단, 록펠러의학연구소, 교육재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철강왕으로 알려진 앤드루 카네기는 1911년 1억3500만 달러를 투자해 교육과 문화사업 등을 위한 카네기재단을 설립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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