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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모델 없는 ‘심플&포커스 광고’ 뜬다

중앙일보 2010.06.19 01:12 종합 15면 지면보기
돌이 다윗과 만나면 ‘+α(알파)’해 무기가 된다는 내용의 SK텔레콤 기업광고. 부채꼴 모양의 ‘와이파이 존’마크를 그려 넣은 KT쿡앤쇼 와이파이존 광고. 당근을 주인공으로 한 스킨푸드의 광고(사진 위부터 시계 방향).
출연료 수억원대의 유명 모델을 기용하면 광고의 주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소비자의 기억 속에 모델만 남고 브랜드는 남지 않는 부작용이 있다. 그래서 최근 빅 모델의 이미지에 기대기보다 제품이나 서비스 그 자체에 집중하는 광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명 ‘심플(Simple)&포커스(Focus)’ 광고다. 모델이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기호 또는 상징을 사용하거나 손 또는 신체 일부만 보여주거나 제품 자체에 집중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SK텔레콤의 새 기업PR 광고 ‘알파라이징’은 ‘+α(알파)’라는 기호를 내세웠다. 흙과 씨앗이 만나면 아름다운 꽃이 피고, 개구리와 공주의 키스가 만나면 개구리가 멋진 왕자로 다시 태어난다. 돌과 시간이 만나면 보석이 탄생하고, 돌과 다윗이 만나면 무기가 된다. 이동통신이 다른 영역과 결합해 시너지를 준다는 기업 이념을 알리기 위해 ‘알파’+‘라이징(떠오른다: rising)’이란 신조어를 만들었다. 인터넷에서도 ‘친구와 술이 알파라이징 하면 뱃살’ ‘남자와 구두 깔창이 알파라이징 하면 자존심’ 등등의 이색 문구들이 퍼지고 있다.



KT ‘쿡앤쇼’의 새 광고도 기호를 이용했다. 부채꼴 모양의 ‘와이파이 존’ 기호다. 보통 광고(15초)보다 짧은 5초 동안 소비자가 자주 찾는 매장을 비춰주며 그 위에 와이파이 기호를 3차원으로 그려 넣어 이 장소가 인터넷을 무료로 쓸 수 있는 ‘와이파이 존’이란 사실을 알린다. 지금까지 매장으로는 CGV·스타벅스·GS25·할리스 커피 등이 등장했다.



파나소닉 루믹스G 역시 유명 모델 없이 카메라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칼을 들고 나타난 검객이 두껍고 묵직한 DSLR 카메라를 네 동강으로 싹둑 잘라낸다. 그리고 남은 것은 날씬한 파나소닉 루믹스G다. 슬림하고 가볍다는 제품 특성을 알리는 것이다.



‘make, break, make’라는 새 광고 캠페인을 선보이고 있는 현대카드는 ‘물’을 상징물로 잡았다. ‘연체율’편에서 개인마다 다른 자금 흐름을 물의 흐름에 빗대 보여준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새 광고에는 ‘1, 2, 3’이란 숫자가 등장한다. 다음 순간 ‘4’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알파벳 D’가 나타난다. ‘예상을 뛰어넘는 금융사가 되겠다’는 메시지를 상징물로 처리한 것이다.



화장품 브랜드 스킨푸드의 ‘당근’ 광고는 화장품으론 드물게 빅 모델이 등장하지 않는다. 원래 스킨푸드 모델인 성유리 대신 주인공은 화장품 원료인 당근과 그 당근을 캐서 화장품을 만드는 손이다.



SK마케팅앤컴퍼니 김대현 부장은 “전 연령대의 소비자가 고루 선호하는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나 배우 장동건·MC 유재석 등은 여러 광고에 겹치기 출연하고 있어 특정 기업만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전달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상징이나 기호를 이용한 광고는 빅 모델을 쓰지 않으면서도 소비자에게 원하는 메시지를 쉽게 풀어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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