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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교과부, 전교조 교사 징계 마찰

중앙일보 2010.06.19 00:59 종합 20면 지면보기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18일 민주노동당에 가입해 당비와 후원금을 낸 혐의(국가공무원법 등 위반)로 기소된 전교조 소속 교사 18명 전원을 경징계(감봉·견책)하기로 했다. 해당 교사들을 중징계(파면·해임 등) 조치하라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침을 거부한 것이다. 교과부는 즉각 “헌법 질서와 전체 공무원의 기강을 훼손할 수 있는 유감스러운 조치”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견책·감봉 경징계 방침에 교과부 “파면·해임 안 하면 법적 대응”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검찰이 보낸 범죄사실통보서와 법률 전문가들의 자문 등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문제가 된 교사들의 행위가 현행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다만 적극적인 정당 활동 증거가 부족해 경징계 요구가 타당하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 안순억 공보담당은 “대상자들이 정당에 납부한 당비와 후원금이 소액이고, 대부분 2008년 9월에 납부를 중단한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의 정당 가입이나 금원 납부가 문제가 돼 징계한 선례가 거의 없었다는 점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교육감은 징계 대상자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때 징계 양정 기준을 정할 수 있다. 교육감이 경징계를 요구하면 징계위가 선택할 수 있는 건 감봉과 견책뿐이다. 이 경우 징계를 받더라도 교사의 신분은 그대로 유지된다.



교과부는 강경 방침을 거듭 밝혔다. 교과부 이원근 학교자율화추진관은 “교사들의 정당 가입은 헌법상 교육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한 명백한 실정법(정당법 22조, 국가공무원법 65조) 위반”이라며 “비위의 정도가 무겁고 중과실에 해당돼 중징계가 합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이 당비를 3년 동안 매월 1만원씩 기부한 경우 해임이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며 선례가 없다는 경기도교육청의 주장을 일축했다.



교과부가 이날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의 전교조 교사 징계 절차 현황을 파악한 결과 이달 말 징계위를 소집할 예정인 인천교육청을 제외한 15곳은 징계 절차를 새 교육감이 취임하는 7월 1일 이후로 넘길 예정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경기도를 포함한 진보 성향 교육감이 당선된 서울·광주·강원·전북·전남 등 6곳에서 정부와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6명에 대해 징계 의결 요구를 마친 서울 교육청이 곽노현 교육감 당선자 취임 이후로 징계를 미룬 것을 비롯, 전남북과 강원·광주 교육감 당선자도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징계를 유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교과부 이난영 교원단체협력팀장은 “교육감이 징계 의결 요구 시한을 넘기거나 중징계를 요구하지 않은 경우는 면밀한 법적 검토를 거쳐 강력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원진·유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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