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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중학생 ‘곤충 박사’가 썼습니다 … 아파트서 갖가지 벌레 키우기

중앙일보 2010.06.19 00:42 종합 24면 지면보기
곤충탐구생활

김재진 글, 최달수 그림

한울림어린이, 88쪽, 9500원




도시의 아파트도 얼마든지 자연관찰·생태체험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책이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인 저자가 초등학생 때부터 써온 곤충 관찰일기를 토대로 엮었다. 투명한 CD 케이스에서 개미를 키우고, 부엌 고추장병에 붙어있는 배추흰나비 번데기를 찾아가며 곤충을 관찰한 이야기다.



곤충의 생명력은 강했다. 특별한 설비가 없어도, 지극정성 돌봐주지 않아도 제스스로 한살이를 이어갔다. 모기의 애벌레인 장구벌레도 직접 키웠다. 박물관 체험학습을 갔다가 마당 연못에서 장구벌레를 발견했다. 지저분한 연못 물과 장구벌레 몇 마리를 투명한 플라스틱 통에 넣어 집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햇빛이 비치는 따뜻한 곳에 놓아뒀다. 사람이 한 일은 그게 전부다. 3∼4일이 지나자 장구벌레는 번데기가 됐고, 2∼3일이 더 지난 뒤엔 허물을 벗고 모기가 됐다. 사람 피를 빨아먹으며 전염병을 옮기는 해충이지만, 생명체란 관점에선 모기도 아름답고 소중한 존재였다. 저자는 관찰일기에 “모기의 더듬이가 새의 깃털처럼 아름다웠다”고 적었다.



주말농장에서 잡아온 배추흰나비 애벌레도 쑥쑥 잘 자랐다. 물이 담긴 컵에 배추 잎을 꽂아두고 애벌레를 키웠다. 애벌레가 불쌍해 뚜껑 없이 키운 게 화근이었을까. 어느날 애벌레가 모두 사라졌다. 두 마리의 행방만 겨우 찾았는데, 고추장병과 꿀병 뚜껑에서 번데기가 돼 있었다. 그리고 또 20여 일이 지났을 때 저자는 빈 껍질만 남은 번데기를 보고 또 한번 놀랐다. 그리고 곧이어 부엌 스프링클러에 앉아있는 나비를 발견하고 탄성을 질렀다.



책은 저자가 곤충을 관찰하며 그때그때 찍어둔 사진도 실었다. 알을 정리하는 일개미, 짝짓기하는 장수풍뎅이 등 생물도감에서나 볼 법한 장면들이 엉성한 듯 소박한 사진 속에 담겨있다.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더 경이롭게 다가오는 생명의 신비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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