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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서가] 『생각의 지도』알리안츠생명 정문국 사장

중앙일보 2010.06.19 00:03 주말섹션 14면 지면보기
국내 기업에선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대접받는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에선 ‘스마트하게 일하는’ 직원을 보다 높이 평가한다. 창의성, 혁신, 가치 창출 등의 측면을 우선시하는 문화가 지배적인 것이다. 성과를 중시하는 서양식 사고방식 때문이다.


동·서양 조화의 리더십? 글로벌 기업 CEO라면 …

그렇다고 해서 글로벌 기업들이 현지화에 눈을 감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떤 기업들은 현지화에 더 많은 공을 들인다. 거기에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현지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시각이 깔려 있다. 로컬(Local)에 뿌리내리지 않은 글로벌(Global)은 튼튼할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로컬과 글로벌의 융합은 가능한가?



사회심리학자인 리처드 니스벳 미국 미시간대 교수가 쓰고, 최인철 서울대 교수가 옮긴 『생각의 지도』는 동양과 서양의 생각 차이를 다시금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동양과 서양이 사고방식의 많은 부분에서 꽤 깊은 차이를 갖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책은 차이를 드러내는 데만 그치지 않고 차이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이며 차이가 왜 생겨났는지 등의 문제로 탐구 대상을 넓혀 간다.



내가 이 책에 끌린 이유는 한국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 현재 글로벌 기업의 한국법인에서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알리안츠그룹은 세계 70여 개국에서 7500만 명 이상의 고객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금융그룹으로, 독자적인 기업 운영 방식과 시스템·문화를 갖고 있다. 물론 그것은 서구적인 틀 속에 있다. CEO로서 나의 역할은 그 같은 운영방식과 문화를 한국 실정에 맞게 적응시켜 회사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성장을 도모하는 일이다. 글로벌 기업의 한국 자회사는 적절한 방식을 통해 문화적인 융합과 조화를 달성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니스벳 교수는 동서양 문화 간 생각의 차이를 우열의 관점에서 설명하지 않는다. 동양인의 ‘종합적 사고’, 서양인의 ‘분석적 사고’는 각각 그 나름의 긍정적인 함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동양과 서양이 서로의 장점을 얼마나 잘 수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니스벳 교수는 “동양과 서양이 두 문화의 특성이 함께 공존하는 문화 형태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전망하며 ‘걸작’의 탄생을 기대했다. 거기에는 생각의 차이를 인지하는 것,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 등의 전제가 바탕에 있다. 기업 경영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다.



알리안츠생명 정문국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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