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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좋은 자리 잡는 노하우

중앙일보 2010.06.13 18:11


출퇴근 지하철에서 자리를 잡고 앉아 가는 것은 큰 복이다. 앉아서 꾸벅 꾸벅 조는 것만으로 하루의 피로를 푸는데 어느정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머피의 법칙인가. 내 앞에 앉은 사람은 일어날듯 일어날듯 하면서 통 일어나지 않고 옆자리의 주인만 계속 바뀌는 경험을 해본적이 있는가? 마치 금방 내릴 듯 힐끗힐끗 창밖을 내다보면서도 끝내 내리지 않는 사람을 보며 속으로 약이 올라 한적은 없는가? 금방 일어설 것 같은 눈치가 보여서 맨 끝 기둥옆에 앉은 사람앞에 섰고, 다행히 몇 정거장 후에 그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앉으려 하자 바로 옆자리에 앉았던 사람이 기둥 옆이라고 슬쩍 자리를 옮겨 앉아버리고 원래 그 앞에 서 있던 사람이 그 자리에 앉아버릴 때의 그 당혹감을 아는가? 멋적어서 괜히 서서 자는 척하기 까지 해야 하는 당혹스런 순간이다.



애초에 지하철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부터 가장 빨리 내릴 것 같은 사람을 신속하게 찍어야 한다. 중간에 어슬퍼게 자리를 옮기면 눈치보이니까 말이다. 순간적으로 머리를 굴려야 한다. 몇 정거장을 가면 갈아타는 곳이 있고 그곳은 젊은 사람들이 많이 내릴 정거장이니까 가능한 젊은 사람 앞에서 선다. 그러나 항상 맞는 것은 아니다.



지하철에서 자리를 잡는 노하우를 살펴 보자.



첫째, 눈치껏 좌석을 선점하자. 피곤하다고 봉 가까이나 손잡이 빈 곳이라고 아무데나 서는 것은 피해야 한다. 금방 내릴 것 같은 승객 앞에 서는 것이 중요하다.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는 승객, 책을 읽고 있는 승객은 장거리를 갈 확률이 높으므로 피하자. 주로 교복을 입은 학생이나 교통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승객,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면서 전광판을 흘끗흘끗 쳐다보고 있는 승객이 금방 내릴 확률이 높다.



둘째, 맨 구석 봉을 선점하자. 불가피하게 만원 지하철을 탑승했을 경우, 앉는 것은 고사하고 편하게 서있기만 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이 때, 봉은 절대 사수하도록 하자. 손잡이로 지탱하는 것보다 훨씬 편하게 기대어 쉴 수 있다. 단, 이 경우에는 중간에 있는 손잡이를 잡고 내리는 승객을 기다릴 때보다 빈 자리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염두에 두자.



셋째, 승객이 많이 내리는 칸을 공략하자. 환승역의 경우, 환승 계단과 조금이라도 가까운 칸에 승객들이 몰리게 된다. 그 칸이 환승역이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내리는 승객들이 많으므로 빈 자리를 얻기 쉽다. 반대로 탑승시에도 내리는 승객이 많은 쪽은 상대적으로 다른 칸보다 공석이 나기 쉽다. 단, 사람이 많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그 칸은 '콩나물 시루'가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다른 칸에 탑승하는 것이 앉지는 못하더라도 여유롭게 갈 수 있다.



대학생 송유영씨는 요즘 버스로 통학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한다. 그는 5호선을 이용해서 통학을 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앉아서 가는 일이 손가락에 꼽혔다고 말했다. “출퇴근시간의 5호선은 특히 사람들이 많아서 앉을 자리를 찾기가 너무 힘들었었어요. 그런데 이 방법을 이용했는데 괜찮았어요. 특히 환승역이 몰려있는 위치를 알아내서 그 칸에 서있었더니 환승역까지는 만차지만 그 이후에는 앉아서 갈 수 있었어요.”



그러나 아무리 어렵게 자리를 구해 앉았다고 하더라도 노약자나 임산부가 보이면 스프링 처럼 일어나는 습관을 기르자. 언젠가는 나도 반드시 노인이 될터이고, 힘들게 나를 낳아준 어머님을 생각해서라도 임산부에게는 무조건 자리를 양보하자.





명지대 이하연 대학생기자

[*이 기사는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와의 산학협력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정 내용이 조인스닷컴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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