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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낮아 경공업 유리 … 송배전망·이통사업도 유망”

중앙선데이 2010.06.13 03:48 170호 22면 지면보기
양곤 시내 한글 학교에서 수업 중 포즈를 취한 김경순 교사와 학생들. 양곤=김수정 기자
미얀마 취재를 마치면서 조병제(54·아래 사진) 주미얀마 대사를 양곤 관저에서 만났다. 외교통상부에서 북미국장과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를 하는 등 대미 업무를 주로 하다 지난 3월 부임했다. 미얀마 전통 의상인 롱지가 잘 어울렸다. “미얀마 관료 중 한 분이 선물로 맞춰 줬는데 편하기도 하고, 우호의 표시로 롱지를 즐겨 입는다”고 했다. 롱지를 입으면 미얀마인과 구분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웃었다.

미얀마 주재 조병제 대사가 말하는 진출 가이드

-며칠 둘러보니 미얀마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기대와 회의론이 섞여 있던데.
“맞다. 미얀마의 경제 민영화 등이 우리가 기대하는 것만큼 체계적이고 제도적인 것은 아니다. 10월 총선 이후 안정되기까지 우여곡절도 있고 시간도 걸릴 것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 점진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5년마다 반복해 선거를 치른다는 관행이 결국엔 변화를 주고, 이것이 경제의 자유화·개방화를 앞당기는 선순환 과정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조 대사는 미얀마 사회의 변화 흐름을 감지한 각국 정부와 기업의 발걸음도 기민해지고 있다며 지난해 말부터 미얀마 시장을 탐색하려는 우리 기업들의 방문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도 포스코나 SK 같은 대기업들이 방문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조 대사가 5월 27일 개최한 기업인 간담회에는 출장 온 우리금융 말레이시아 본부 인사들이 참석하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 여건은 어떤가.
“아직까진 만만치 않다. 외국인의 경우 10~30년간 토지 임대만 가능하다. 은행 금융 서비스가 취약하고 인프라도 부족한 게 사실이다. 서방의 경제 제재도 있다. 하지만 전략적으로 미얀마 시장을 볼 필요가 있다. 우선 광대하고 비옥한 토지와 광물 등 천연자원이 있고 개발 잠재력도 있다. 저임금 구조다. 중국(13억 명)·인도(11억 명)·아세안(6억 명)의 거대 인접시장과 진출 교두보가 될 수도 있다.”

-어느 부분이 유망한가.
“송배전망과 이동통신 사업이 우리가 대규모 사업으로 뚫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전력난이 심각한 미얀마에서 송배전망을 통한 전력 손실률은 27.7 %에 이른다. 유통 서비스도 유망 분야로 꼽힌다. 특히 농업 조림사업은 경쟁력이 꽤 있다. 현재는 천연가스 분야에 진출한 대우인터내셔널(E&P)을 비롯해 봉제업과 물류·판매업종에 90여 개사(교민은 약 1000명)가 진출해 있다. 아직 저임금이 유지돼 경공업 분야의 진출도 유망하다.”(노인호 KOTRA 관장은 “중국의 경우 도시 근로자 연간 소득 수준이 1만 달러를 넘어 임금 코스트가 급증했다”며 “이미 중국·베트남에서 봉제와 신발업에 진출했던 한국 업체들이 미얀마로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사는 “한류가 이 정도로 확산돼 있는 줄은 몰랐다”며 “다른 아시아 나라에 비해 한국에 대한 호감이 커 한국 업체가 진출하기엔 좋은 조건을 갖춘 편”이라고 했다. 그는 “미얀마인들은 테라바다(상좌부) 불교 신자가 많고 대부분은 내세적이고 정신적 가치를 존중하는 온순한 사람들”이라며 “한국과 정서적으로 유사점이 많다”고 말했다.

-임기 중 목표가 있다면.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미얀마 사회가 보여 주는 변화 흐름을 볼 때 한·미얀마 관계가 도약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한류를 살려 나가면서 양국 협력의 기반을 마련하고 한때 개설됐다 끊어진 인천~양곤 직항로를 복원했으면 한다. 양국 고위급 인사 교류를 늘리고, 20년 만에 선출되는 미얀마 의원들과 한국 의원 간 친선협회 구성도 추진할 계획이다.” 조 대사는 “양곤 시내 가정집에 임대해 있는 ‘한글 학교’의 지원 문제도 시급하다”면서 “임기 내 한국문화원을 지어 한글 학교와 한인회가 한 둥지에 모이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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