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첫 팀 잡으면 분위기 급상승, 십중팔구 16강 진출

중앙선데이 2010.06.13 02:04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월드컵 1차전 승리에 담긴 특별한 의미

그리스전 승리가 갖는 의미는 단순한 승점 3점이 아니다. 한·일 월드컵, 독일 월드컵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첫 경기에서 상대를 꺾으며 ‘한국이 더 이상 안방 호랑이가 아니다’는 사실을 세계에 알렸다. 더구나 이번에는 2004년 유럽챔피언에 오른 그리스의 벽을 넘어서며 세계 축구의 변방에서 벗어났음을 증명했다. 이제 ‘유로 포비아(유럽 공포증)’는 없다.



허정무팀의 목표인 16강 진출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 2006년 독일 대회까지 첫 경기에서 승리한 팀은 총 36팀. 이 가운데 31팀이 16강에 진출했다. 특히 98년 프랑스에서는 1차전 승리팀이 모두 16강에 올랐다. 24개 팀이 참가해 16강을 가리던 94년 이전에는 확률(92.3%·86년 멕시코 대회부터 94년 미국 대회까지)이 더 높았다.



유독 첫 경기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던 한국은 2002 한·일 월드컵 폴란드와 첫 경기에서 월드컵 사상 첫 승리를 기록한 뒤 4강까지 내달렸다. 첫 경기에서 승리한 팀 대부분이 16강에 오른 것은 단기전에서 분위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남은 2경기에서 모두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이 유력하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도 덜게 된다.



유쾌한 도전에 나선 허정무팀은 날개를 달았다. 대회 직전 스페인과 평가전에서 자신감을 충전한 대표팀은 그리스전 승리로 상승세를 제대로 탔다. 선수단 사이에서 ‘누구와 붙어도 지지 않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팽배하다.



전술 운용에도 여유가 생겼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B조 최강인 아르헨티나를 상대할 때는 수비에 중점을 두고 경기를 치른 뒤 나이지리아전에 승부를 걸 수 있게 됐다. 아니면 경기의 흐름을 살피다 맞불작전을 펼쳐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짓는 방법도 있다.



어쨌든 방심은 금물이다. 2006년 독일 대회에서 한국은 월드컵 참가 52년 만에 원정에서 첫 승을 거두고도 이후 두 경기에서 승점 1점(1무1패)을 추가하는 데 그쳐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독일 대회에서 첫 경기를 잡고도 16강에 오르지 못한 팀은 체코와 한국 두 팀뿐이었다.



따라서 허 감독의 바람대로 남아공에 한국 축구의 족적을 남기기 위해서는 남은 두 경기에서도 승점 챙기기에 나서야 한다. B조 1위로 16강에 오를 경우 28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A조 2위와 요하네스버그에서 16강전을 펼치며, 2위로 진출할 때는 26일 오후 11시 그리스를 꺾은 포트엘리자베스로 돌아와 A조 1위와 8강 진출을 다툰다.



포트엘리자베스=이정찬기자 jaycee@joongang.co.k



중앙SUNDAY 무료체험구독신청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