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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 선수들이 ‘노련한 한국’ 만들어 … 11명 모두가 MVP

중앙선데이 2010.06.13 00:43 170호 3면 지면보기
해외에서는 박빙이거나 그리스 우세를 점쳤으나 우리의 완승이었다. 이는 우리 축구가 세계 무대에서 통한다는 것, 그리고 한국축구가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 줬다.

큰 대회 첫 경기는 선수 모두 부담을 안게 된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상당히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유럽축구를 알고, 유럽축구와도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다. 첫 골이 이른 시간에 나온 것도 도움이 됐다. 남아공 월드컵 직전에 열린 스페인과 평가전에서 수비수 이정수가 리베로 역할을 하며 공격에 가담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스전에서도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좋은 골을 만들어 냈다.

수비에 힘을 싣는 팀을 상대로 세트피스는 아주 좋은 공격 옵션이다. 세트피스 키커로 나서는 기성용이 평가전에서 실전 감각 부족을 드러냈으나 본선 무대에서 컨디션을 많이 끌어올렸다는 느낌이다. 킥이 상당히 좋아졌다. 부탁을 하자면 자신감을 가지고 좀 더 훈련에 신경 썼으면 한다. 후반 시작과 함께 달아나는 골이 빨리 나와 안정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큰 무대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제 몫을 해냈다. 전체적으로 박지성과 이영표가 공수 밸런스를 조절하면서 경기 조율을 잘했다. 노련함이 돋보였다. 특히 이영표의 움직임이 아주 좋았다. 숨은 MVP로 꼽을 수 있다. 원톱으로 나선 박주영도 상대 수비수와 후방에서 넘어오는 공중볼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공 낙하 지점을 빠르게 예측해 측면으로 잘 벌려 줘 좋은 공격 기회를 맞을 수 있었다. 이청용 역시 측면에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확실히 좋아진 모습이다.

김정우와 차두리가 적극적인 공격 가담에 나선 모습은 참 좋았다. 다만 공격 패스를 좀 더 정확하고 세밀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패스가 끊기면 역습을 허용하는 것 외에도 우리 공격수와 수비수들의 체력 소모가 심해진다. 패스 미스를 줄여야 모든 선수가 경기 내내 좋은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 체력이 떨어지면 움직임의 폭이 줄어든다.

중앙수비수로 나온 조용형과 이정수가 단단하게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공중볼 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고 낙하 지점을 잘 찾아 선점했다. 단조로운 그리스 공격이 한국 수비를 뚫어 내지 못한 이유다. 물론 박지성·박주영·이청용 등 최전방 공격수들이 상대 진영에서부터 압박을 하며 패스 흐름을 일찍부터 차단했기에 가능했다. 한 발 더 뛰면서 수비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여유를 만들어 줬다.

이제 2차전을 앞두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그리스보다 경기 템포가 빠르다.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남은 기간 전술과 훈련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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