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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스타 이회택, 1년 366회 라운드 진기록

중앙선데이 2010.06.13 00:14 170호 17면 지면보기
“오, 필승 코리아~.”
언제부터인가 이 노래만 들으면 심장이 쿵쾅쿵쾅 뛴다. ‘대~한민국’이란 외침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이 기간 우리는 하나가 된다. 드디어 월드컵이 시작된 것이다. 월드컵은 지구촌 최고의 스포츠 축제다. 골프에도 월드컵이 있다지만 축구와 같은 열기는 상상할 수 없다. 골프는 본질적으로 개인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축구선수들도 비시즌이나 쉬는 시간엔 골프를 즐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엔 제주를 찾은 잉글랜드 대표팀이 단체로 골프를 즐기기도 했다. 데이비드 베컴, 마이클 오언 같은 축구 스타들이 반바지를 입고 제주도 골프장을 누비는 모습이 나쁘지 않아 보였다.

정제원의 캘리포니아 골프 <115>


우리나라 축구선수나 지도자 가운데도 골프를 하는 이가 적잖다. 대표적인 이가 홍명보·황선홍·신태용·김도훈 등이다. 1960년대와 70년대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군림했던 이회택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도 소문난 골프 매니어다. 그는 93년 골프를 시작한 뒤 3개월 동안은 골프연습장에서 살았다.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연습장에서 손에 물집이 잡히도록 볼을 때렸다. 축구 감독을 그만두고 야인 생활을 하던 시절엔 1년 365일 동안 366라운드를 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월 1일만 빼고 매일 필드에 나갔다는 게 그의 고백이다. 하루에 36홀을 돌기도 했다.

최근 프로축구 수원 삼성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월드컵 해설을 맡고 있는 차범근 감독도 틈날 때마다 골프를 즐긴다. 독일 체류 당시 부인 오은미씨의 건강이 나빠지자 몸을 추스르기 위해 부부가 함께 골프를 시작했다. 건강을 위해 골프를 시작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카트를 타기보다는 필드를 걷는 것을 좋아한다. 차 감독과 부인 오씨는 요즘도 좀처럼 카트를 잘 타지 않는다. 차 감독은 선수 시절 ‘갈색 폭격기’로 불렸던 것처럼 골프 스타일도 공격적이다. 드라이브샷 거리가 270야드를 넘나든다.

쇼트 게임도 뛰어난 편이어서 80대 초반 스코어를 꾸준히 유지한다. 그런데 차 감독과 라운드를 하려면 새벽 시간대 티오프는 피해야 한다는 게 불문율이다. 골프를 좋아하는 차 감독이지만 이른 아침 ‘새벽탕’은 절대 안 하기 때문이다. 그가 새벽탕을 피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골프가 아무리 좋다 해도 매일 아침 다니는 새벽 기도를 빼먹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는 허정무 감독도 종종 골프를 즐긴다. 현역 시절 독기 어린 플레이로 유명했던 것처럼 필드에서도 승부욕이 남다르다는 평가다. 이회택·차범근 감독처럼 장타는 아니지만 정교한 샷을 바탕으로 차분하게 스코어를 줄여나가는 스타일이다.

골프를 즐기는 축구선수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장타자라는 것이다. 튼튼한 하체를 바탕으로 대부분 270야드 이상을 가볍게 날려 보낸다. 또 한 가지, 축구선수 출신 골퍼들은 임팩트가 정확한 편이다. 킥을 할 때의 체중 이동과 백스윙에서 임팩트에 이르기까지의 메커니즘이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축구선수들은 또 퍼팅에 강한 편이다. 프리킥 연습을 많이 해서 그런지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는다. 아무쪼록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오, 필승 코리아’가 더 자주 울려 퍼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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