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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국을 위해 축구를 위해, 그라운드 밖은 응원 월드컵

중앙선데이 2010.06.13 00:13 170호 18면 지면보기
축구를 일컬어 원시의 생명력이 용틀임하는 운동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축구에 얽힌 전설은 끔찍하다. 축구의 종주국은 영국이며, 해골을 차는 데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축구는 BC 7~6세기께 고대 그리스에서 유행한 하패스톤(Harpaston)에서 발달했다고 한다. 영국이 축구의 종주국이라면, 하패스톤을 근대 스포츠로 발전시킨 공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4년의 기다림, 축구 황홀경에 빠진 지구촌

근대 축구의 기원을 16~17세기에 유행한 ‘헐링 앳 골’과 ‘헐링 오버 컨트리’에서 찾는 학자들이 있다. 헐링 앳 골은 가까운 거리에 골을 설치해 놓고 서로 상대방의 골에 공을 들고 뛰어들어 점수를 내는 경기였다. 헐링 오버 컨트리는 먼 거리에 돌이나 나무 등으로 표시한 목표물을 향해 공을 들거나 차고 달리는 운동이었다.
두 종목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헐링 앳 골과 헐링 오버 컨트리의 경기 공간은 마을과 마을 사이의 큰길이나 툭 트인 벌판이었다. 그렇다면 축구의 고향은 거리이고 광장이며, 열린 대지인 셈이다. 하지만 이 판단은 단지 물리적인 기준에 따른 것이다. 축구의 고향은 거리와 광장과 대지이기에 앞서 인간의 가슴속에 있다. 그렇기에 골목이나 광장, 대지가 아니라 바로 인간이 흥분하고 마는 것이다.

월드컵이 시작되면 지구촌이 뜨거워진다. 달아오른 심장이 대지를 달구고, 기꺼이 열광한다. 열광을 향한 의지 앞에서는 경기가 지구 반대편에서 열린다는 물리적 장애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2010년 6월에 남아프리카의 대지를 밟은 이들은 행운을 타고난 사람들일지 모른다. 그 행운 역시 월드컵에 대한 열광과 축구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했을 것이다. 축구 교도들은 월드컵을 보기 위해 어떠한 희생도 주저하지 않는다.

자, 드디어 월드컵이 시작됐다. 대지는 남아프리카의 토속악기 부부젤라가 뿜어내는 굉음으로 진동한다. 세계에서 모인 각국 응원단은 경기와는 또 다른 축구 사랑과 우정의 경쟁을 펼친다. 그들의 정신이 축구에 취한 것처럼, 온몸을 형형색색의 장식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장식했다. 그들을 낳은 나라와 그 나라 축구를 위한 헌신적인 응원은 축구장 밖에서 벌어지는 또 하나의 월드컵이다.

축구의 신이여, 그들에게 축복을!

글= 허진석 기자 huhball@joongang.co.kr, 사진=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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