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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 임원 급여 ‘커밍 아웃’

중앙일보 2010.06.11 00:23 경제 4면 지면보기
베일에 쌓여 있던 일본 기업의 임원 급여가 비밀주의를 벗는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0일 일본 금융청이 상장사를 대상으로 연봉 1억 엔(13억7000만원) 이상인 임원의 급여 내역을 공개하도록 한 지침의 시행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금융청, 연 1억 엔 이상 공개 지침
“평가·보상 체계 변화 생길 수도”

일본에선 그동안 임원별 급여를 공개하지 않고, 그룹 형태로 묶어 공표해 왔다.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의 조사에 따르면 3월 결산 상장사의 최고경영자(CEO) 중 8.3%가 1억 엔 이상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는 1.4%가 공개 대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청 지침은 회계연도가 끝난 후 3개월 안에 고액 연봉자의 급여와 상여금 등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스톡옵션도 공개해야 한다. 일본 금융청 관계자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지침 개정은 주주들을 위해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 기준에 맞도록 개선해 가겠다”고 말했다.



WSJ는 이번 급여 공개가 투명성 제고는 물론 일본 내 외국인 CEO와 일본인 CEO의 급여 격차가 드러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CEO와 카를로스 곤 닛산CEO는 일본인 CEO보다 훨씬 높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차이가 구체적으로 비교된 적은 없다. 새 지침에 따라 소니는 이르면 오는 28일, 닛산은 다음 달 초 임금 내역을 밝힐 방침이다.



WSJ는 “일본인 임원들의 급여가 낮은 것은 평생 고용을 보장해 온 일본의 기업 문화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급여 공개가 일본 기업 내 평가·보상에 변화를 불러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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