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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여행을 떠나볼까

중앙일보 2010.06.01 10:58



일본 도야마현에는 자연과 전통이 있다. 물은 맑고 깨끗해 쌀과 술의 맛이 깊고, 울창한 나무로 둘러싸인 아담한 집은 전통 양식 그대로다. 이곳 주민들에게 전통은 삶이자 자부심이다. 도야마현의 도야마시·난토시·히다시는 우리네 고향과도 닮았다.

높게 솟은 지붕·한적한 강변·눈의 계곡 … 그저 그리워지는 그 곳으로



고향 같은 마을, 난토시 아이노쿠라 합장촌락



난토시하면 아이노쿠라 합장촌락(갓쇼츠쿠리)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일본 주부지방 도야마현 남서쪽 고카야마에 위치한 이곳은 일본 전통 민가의 형태인 마을 자체가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곳이 유명해진 이유는 집보다 큰 지붕때문이다. 집의 3분의 2나 차지하는 거대한 지붕의 유래는 고카야마의 기후와 무관하지 않다. 사방이 산이고 계단식 언덕 위에 집을 세운 합장촌락에는 눈이 많이 쌓인다. 많게는 3~4m까지 쌓이는 눈의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정사각형으로 집을 짓고 그보다 큰 지붕을 60도 각도로 세워 눈이 잘 미끄러지도록 한 것이다. 외관보다 기후 특성을 반영한 형태지만, 눈 쌓인 마을의 전경은 마치 크리스마스카드처럼 운치 있다.



고카야마에 남은 전통 합장 양식의 가옥은 현재 26채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로는 집 안팎은 물론 마을에 조성된 계단식 논의 형태도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합장촌락의 전통을 지키는 일은 그리 녹록지 않다. 지붕은 20~30년에 한 번씩 보수가 필요하다. 지붕 한 면을 보수 하는 데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엔. 지붕에 쓰이는 나무는 재배부터 수확·건조까지 1년이 넘게 걸리는데 모두 수작업으로 한다. 보수 비용은 정부와 도야마현·난토시에서 각 30%씩 지원하고 나머지 10%는 개인이 부담한다. 100년이 넘은 합장 양식을 관광객들이 체험해볼 수 있도록 민박을 운영한다.



난토시의 또 다른 명물은 이나미 지역에 있는 즈이센지 절이다. 1390년에 세워진 이절은 목조각으로 유명한 이나미 조각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즈이센지 절 만큼의 명성은 못되지만 이나미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간죠지 공원도 명소 중 하나다. 이나미간죠지 스키장 옆에 있는 곳으로 표고 300m 정도의 산 정상에 위치한다. 공원이라지만 보이는 것이라곤 계단식으로 조성된 드넓은 언덕과 몇 개의 벤치뿐이다. 산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풍경 역시 아담한 일본식 주택과 나무·논·밭이 전부다. 우리네 평범한 시골과 비슷하다. 하루 종일 잔디에 누워 하늘만 올려다봐도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평온하다.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마을, 히다시의 후루카와



일본의 전통을 잘 살린 마을을 꼽으라면 도야마현의 남쪽에 접하고 있는 기후현 히다시의 후루카와를 빼놓을 없다. 후루카와는 잉어들이 헤엄치는 세토강(세토가와) 풍경으로 대표된다. 1m 조금 넘는 폭에 500m 길이로 강치고는 아담하다. 고도성장의 영향으로 오염되었던 것을 다시 깨끗하게 살린 강이다. 잉어는 치어부터 어른의 팔뚝만한 것까지, 1000마리 정도가 살고 있다. 원래 농업용수를 위한 수로였던 세토강에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도록 잉어를 방류한 것이다. 눈이 잦고 날이 추워지는 11월이면 잉어를 옮겼다가 이듬해 봄(4~5월)에 다시 이곳에 풀어 놓는다.



후루카와는 전통을 지키는 장인들의 마을이기도 하다. 국가유형문화재로 등록된 2곳의 양조장이 있으며, 손기술이 뛰어난히다 목공 장인과 생양초를 만드는 장인이있다. 에도시대부터 시작한 생양초 가업을 7대째 잇고 있는 미시마 준지도 그 중 하나다. 생양초 재료는 모두 천연식물이며 모든 공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수제 생양초의 불꽃은 길고 살아 있는 느낌이다.



조용하고 한적한 후루카와 마을이 1년에 1번 시끄러워질 때가 있다. 바로 ‘히다 후루카와 마쓰리(축제)’다. 매년 4월 19일과 20일,이틀에 걸쳐 열리는 축제로 웃통을 벗은 남자들이 북을 치며 화려하게 장식된 9개의 가마를 끌고 나타나 격렬한 공방전을 펼친다. 주민들이 힘 모아 준비하는 축제로, 이때쯤이면 많은 관광객이 축제를 보러 온다.



자연 속의 도야마시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



히다시와 난토시 모두 자연이 아름답지만 웅장함에 있어선 도야마시의 다테야마에 비할 수 없다. 다테야마는 도야마현의 중앙에서 동남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산을 말한다. 도야마시를 기점으로 나가노현 오마치시까지 이어지는, 일본이 자랑하는 산악관광의 루트다. 도야마시를 감싸고 있는 거대한 산의 파노라마는 보는 것만으로도 그 위용이 실감난다.



다테야마의 명소는 케이블카와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걸리는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악관광도로인 이곳은 봄이 되면 겨우내 쌓인 눈이 만들어낸 설벽 ‘유키노 오타니’를 볼 수 있다.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알펜루트에 쌓인 눈을 치우며 생기는 설벽으로 적설량이 많은 해엔 높이가 20m에 달한다. 매년 이맘때면 10만 명에 가까운 관광객들이 찾는다.



지금이야 GPS를 이용해 눈에 묻힌 길을 찾아내지만, 예전에는 길 가장자리에 장대를 꽂아 그곳이 도로임을 표시했다. 지금도 설벽 사이로 장대가 꽂혀 있기도 하다. 최고 높이가 18~20m에 이른 적도 있지만 최근엔 지구온난화로 인해 15m 정도로 낮아졌다. 눈의 계곡은 매년 4월 중순쯤 길이 개통되면서 만들어지며, 7월이면 녹는다. 눈이 모두 녹은 여름에는 트레킹을 즐기기 위해, 가을에는 단풍을 만끽하기 위해 관광객들이 몰린다.



[사진설명]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일본 도아먀현 난토시 고카야마의 아이노쿠라 합장촌락의 전경. 이곳 주민들은 평균 100년이 훌쩍 넘는 옛 합장촌에서 실제로 생활 한다.



▶문의=도야마시 관광진흥과

81-076-443-2072, visit-toyama.com



< 도야마현=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 사진제공=도야마시 난토시 히다시 관광도시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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