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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 이번엔 ‘유정 캡 씌우기’

중앙일보 2010.06.01 02:07 종합 14면 지면보기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발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톱 킬(Top Kill)’ 작업 등 원유가 새는 유정을 막기 위한 시도가 번번이 실패로 끝나면서 최악의 경우 감압 유정 공사가 끝나는 8월까지 유출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있는 영국 석유회사 BP는 단기 고육책으로 원유가 새는 파이프에 ‘모자(cap)’를 씌우는 방안을 시도하기로 했다.


실패 땐 원유 더 샐 수도 … 미 정부 최악상황 대비

특수 진흙과 시멘트로 사고 유정을 덮으려던 ‘톱 킬’ 방식이 실패하자 BP는 ‘모자 씌우기’를 시도하기로 했다. 로봇 잠수정으로 파이프를 자른 뒤 그 위에 꼭 맞는 캡을 씌운다는 것이다. BP 밥 더들리 관리담당 이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NBC방송에 출연해 “이번 작업은 4~7일 정도 걸릴 것”이라며 “주말이면 성공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 시도엔 위험이 따른다. 파이프를 절단하면 일시적으로 더 많은 원유가 뿜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파이프에 삽입해 원유를 회수하는 데 사용해온 튜브도 무용지물이 된다. BP는 캡을 씌우기 전까지 원유가 20% 정도 더 유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캐럴 브라우너 백악관 에너지·환경정책 담당관은 이날 NBC에 출연해 “현재 진행 중인 작업이 모두 실패로 돌아갈 경우 감압 유정 공사가 끝나는 8월까지 유출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해안경비대도 방제팀을 3배로 증원하기로 했다.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좀 더 일찍 사고에 대응했어야 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공화당 출신이면서도 2008년 대통령 선거 당시 오바마를 지지했던 그는 ABC방송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부터 상황을 점검해 왔다고 말했으나 국민에게 그런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며 “방제작업에 군 병력을 투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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