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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감 선거 막판 보수·진보 세 대결

중앙일보 2010.06.01 01:29 종합 25면 지면보기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이틀 앞둔 31일 보수·진보 진영의 사회 원로들이 막판 세몰이에 뛰어들었다. 두 진영의 사회·종교계 원로들이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경쟁적으로 쏟아내면서 교육감 선거에서 정책보다 이념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보수 진영 “정치투쟁가에 아이 맡길 수 없다”
진보 진영 “교육계 구조적 비리 청산 적임자”

이날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동자동 이원희(전 한국교총 회장) 후보 선거사무실에는 200여 개 보수단체 회원 300여 명이 모여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 자리에는 정원식 전 국무총리, 이상훈 전 국방부 장관, 유기남 자유시민연대 회장 등 원로 30여 명이 참석했다. 강영훈·현승종 전 국무총리, 박영식·이상주 전 교육부 장관도 이 후보 지지에 동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교육을 정치투쟁과 이념대결의 수단으로 삼는 사람에게 교육감 직을 맡겨서는 우리나라의 미래 교육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범보수 후보들이 이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 후보는 “반드시 당선돼 교육이 더 이상 정치 투쟁과 이념 대결의 수단으로 전락되지 않도록 교육의 질을 개선하고 학생들의 안보 의식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교육국민연합의 단일화 과정에 참여했던 김경회 전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은 이날 지지선언 이후 이 후보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일 오전에는 보수 진영 종교계 인사인 서경석·인명진·조용기 목사, 송월주 스님 등 20여 명이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에는 서울 종로구 적선동 건강연대 사무실에서 김상근 목사, 청화 스님 등 진보 진영의 사회 원로들이 곽노현(한국방송통신대 교수) 후보에 대한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지지자 중에는 백낙청 서울대 교수, 한완상 전 부총리, 함세웅 신부, 고은 시인 등 원로 30여 명이 포함됐다. 김상근 목사는 “아이들을 경쟁과 차별에서 벗어나게 하고, 교육계 비리를 청산하기 위해 곽노현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곽 후보는 “구조적인 비리는 말로 해결하기엔 복잡하다”며 “권력과 타협하지 않고 오직 아이들을 바라보는 교육감이 되어 지지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에는 서울 지역 노인회 회원 30여 명이 모여 곽 후보를 지지하는 회원 500여 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들은 “교육비 부담에 손자들 돌보기가 힘들다”며 “아이들이 차별 없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곽노현 후보가 힘을 써달라”고 말했다.



학부모 단체들도 이념 성향에 따라 갈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보수 성향 학부모단체인 공교육살리기 학부모연합은 이원희 후보를, 진보성향 학부모단체인 참교육학부모회는 지난달 25일 곽노현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두 단체는 신경전도 벌이고 있다.



이원희·곽노현 후보에 맞서 남승희·김성동·김영숙·이상진·권영준 후보 등 5명은 거리 곳곳을 누비며 막판 뒤집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선거 당일 투표율이 당락에 미칠 영향도 관심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투표율이 낮으면 조직력이 우세한 진보 후보가 유리하지만, 투표율이 높으면 세 결집에 강한 보수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감 선거의 부동층이 60% 이상 되는 것으로 알려져 여전히 판세는 안갯속이다.



한편 이날 곽노현 후보 측은 서울중앙지검을 방문해 이진성 서울선거관리위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곽 후보는 고발장에서 “서울시 선관위가 관악구 은천동 등 4000여 가구에 곽 후보의 공보물을 고의적으로 빠뜨리고 발송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는 “공보물 누락 사실을 확인하고 즉시 추가로 발송했다”고 해명했다.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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