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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거공보 꼼꼼히 훑어보면 찍을 후보 알 수 있다

중앙일보 2010.06.01 01:02 종합 34면 지면보기
내일(2일)은 선거 날이다. 제5기 지방자치단체장과 의원을 뽑는다. 광역단체장과 의원(지역대표와 비례대표), 기초단체장과 의원, 거기에 교육감과 교육의원을 더해 8가지 투표를 한꺼번에 한다. 그러니 거리마다 어지럽게 붙어 있는 현수막이 어느 자리에 나선 후보인지 헷갈린다. 그러나 이 정도는 민주주의를 하는 시민이라면 치러야 할 최소한의 수고다. 그걸 귀찮게 여기는 순간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민주적 제도는 위기를 맞게 된다.



이번 선거는 중앙정치가 압도하고 있다. 과거 어느 때보다 심하다. 4대 강, 세종시 문제로 시작해 천안함 침몰이라는 불의의 사태가 발생해 지역 쟁점은 완전히 실종됐다. 지방선거는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다. 중앙정치와의 관계도 무시할 순 없지만 지역 살림을 할 사람들이다. 따라서 지역 공약(公約)을 좀 더 챙겨 보자. 내가 사는 지역, 우리 마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중앙정치로 바람만 잡는 후보라면 이번 선거에 나설 사람은 아니다.



가장 투표율이 저조한 게 지방선거다.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마저 중앙정치의 바람에 휘둘려 정작 후보의 신상 정보나 공약은 제대로 챙겨 보지 않고 ‘줄투표’를 한 경우가 많다. 이제 임기가 끝나는 민선 4기에서는 기초단체장 230명 중 절반에 가까운 113명이 재판을 받았고, 5명 중에 한 명꼴인 45명이 중도에 쫓겨났다. 인허가, 공무원 채용·승진, 배임, 횡령 등의 비리(非理)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엄청난 세금만 낭비됐다. 우리 주머니에서 빠져나간 돈이다. 그 책임은 선거에 소홀했던 우리에게 있다. 투표를 하지 않거나 대충 하는 시민은 민주주의를 누릴 자격이 없다.



최근 선거 열기가 고조되면서 천안함·4대 강을 빙자(憑藉)해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불법 선거운동이 벌어지고, 출처를 알 수 없는 괴문서가 뿌려지는 등 혼탁한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본지 5월 31일자 1면>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뿌리는 괴소문은 대부분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선거운동부터 법을 어기는 후보라면 공직을 맡아서도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많다. 헛소문에 휘둘리기보다 선관위에서 배포한 선거공보를 한 번 더 살펴보자. 궁금한 게 있다면 선관위 홈페이지에도 들어가 보자. 각 언론사에서 지역별로 취재해 작성해 놓은 기사들도 참고할 만하다.



이번에는 과거처럼 ‘줄투표’를 할 수도 없다. 교육감과 교육의원은 정당 표시도 없기 때문이다. 기호도 정당 순이 아니다. 그럼에도 교육감 선거는 우리 아이를 어떤 사람으로 키우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투표다. 어느 학교로 가느냐보다 우리 아이에게 훨씬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교조와 반(反)전교조 후보가 대립하고 있지만 꼼꼼하게 보지 않으면 구분이 어렵다. 전교조 후보는 ‘무상급식’을 강조한다. 무상급식이라도 ‘단계적’이란 표현이 붙었으면 보수 후보다.



내일 우리의 선택은 앞으로 4년을 좌우한다. 우리 지역의 살림살이, 우리 아이의 교육 방향을 결정한다. 오늘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후보들을 비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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