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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my LIFE] 호서대 ‘청국장 교수’ 김한복

중앙일보 2010.06.01 00:11 5면 지면보기
실험실에서 잘 발효된 청국장을 떠 보이는 호서대 김한복 교수. [조영회 기자]
‘청국장 교수’로 알려진 김한복(52) 호서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최근 몇년간 연구에만 몰두해 있다. 2003년 청국장을 분말·캡슐로 상품화했으나 접은지 오래다.


청국장 연구 17년 … “암 치료 물질 찾아 신약 만들겠다”

“교수가 사업을 같이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청국장 상품은 값을 비싸게 받지 못해 부가가치가 높지않아 돈을 벌긴 힘들었다.”



김 교수는 청국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이끈 주인공이다. 1993년부터 청국장에 관심을 갖고 기능성 효소와 그 효능을 찾는 데 주력해 왔다. 혈압 강하, 면역 조절, 세포 신호전달, 항암 효과, 셀룰로스 분해 효소 작용메커니즘 등에 대한 여러 논문을 발표했다. 그에게 4월 영국으로부터 좋은 소식이 날아 왔다. 세계인명사전을 발간하는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에서 김 교수를 세계 100대 과학자로 선정했다는 편지와 그 인증서가 왔다. IBC는 매년 지역과 국가·국제수준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전 세계과학자와 의학자를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100대 과학자, 의학자를 각각 선정해왔다. 2000명의 후보에서 100명을 뽑은 것이다.



그는 “청국장이란 외국인에겐 생소한 주제를 10여 년간 꾸준히 연구해 온 걸 평가해준 것 같다”며 “우리나라 연구자들 몇 명이 더 포함돼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미국 인명사전 ‘마르퀴즈 후즈 후 인더월드(Marquis Who’s Who in the World)’ 2010년판에도 이름과 청국장이 올랐다. 이 사전은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들어간다. ‘Chungkookjang’이라는 청국장 영문표기가 외국에 널리 알려지는 순간이었다.



김 교수는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몇년 뒤부터 청국장에 몰입했다.



그는 ‘청국장 전도사’다. 2003년 『청국장 다이어트 & 건강법』(휴먼앤북스)를 펴내 청국장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 교수는 2000년부터 직접 사이트를 개설해 청국장의 효능을 알리고 있다. 청국장 열풍은 김 교수로부터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국장 속에는 혈관 안에 축적된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효소 및 몸세포 산화를 막아주는 비타민E 등이 풍부하다. 또 비타민B도 많이 들어 있어 간장의 해독기능을 도우므로 술과 담배에 시달린 간을 보호해 준다.



김 교수는 “연구결과 면역세포의 감식을 막거나 혈압을 낮추는 물질, 염증을 해소하는 세포 내 신호전달 매커니즘 등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밝혀낼 게 많다. 그는 2006년 이후 연구에만 몰두하고 있다. “5년간 수학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그는 “청국장 관련 실험 데이타를 제대로 읽고 분석하는 데 수학 지식이 절실히 필요했다”며 그 이유를 말했다. 같은 학교 수학과 교수들의 선형대수학, 통계학 등 수업을 청강했다. 그리고 생명정보학과(생명공학과 전신)시절 학과 내에 수학과 과목을 개설해 직접 학생들을 가르쳤다. 전날 밤새워 공부해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는 식이었다. 그는 “배우며 가르치려니까 공부도 열심히 하게 되고 머리에도 쏙쏙 들어오더라”고 회상했다.



청국장의 효소가 인간의 유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풀려면 수학을 알아야만 했다. 인간의 유전자가 3만개이고 청국장에서 나오는 미생물 효소는 수십만개인데 이들이 인체세포와 어떻게 개별적으로 화합, 적응하느냐를 밝히려면 수학 통계를 모르고는 접근도 할 수 없다.



그의 목표는 신약 개발이다. 청국장에 생리활성물질을 뽑아내 먹기 간편한 생약을 만드는 것이다. “서둘러서 성에 안차는 신약을 만들 생각은 없다. 5년이고 10년이고 연구를 계속하겠다. 그래서 세계 학계서 큰 반향을 일으킬 신물질을 찾아 내겠다.” 세가지 방면에서 청국장 효소 속 생리활성물질을 찾을 생각이다. 혈압을 떨어뜨리는 것, 면역 기능을 높이는 것, 암을 예방하게 하는 것 등이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청국장이 우리 몸에 좋다는 건 충분히 알린 셈이다. 그 결과 청국장 관련 특허출원이 급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7년간 총 300건에 육박한다. 특허출원 기술 유형을 보면 초콜릿, 과자, 빵,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두유 등의 간식류 등을 비롯해 스파게티, 피자, 자장면, 김치, 미용용품 등 생활 각 분야로 번지고 있다. 청국장에 있는 생리활성물질이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고혈압·당뇨·고지혈 등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몸에서 생기는 각종 알레르기나 관절염 등은 면역력이 지나쳐 생길 때가 있다”며 “ 면역력 과잉을 억제해 주는 기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사실을 토대로 새로운 논문을 준비해 학술지에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이후 제품화할 생각이다. 면역 기능 조절과 관련한 신약을 만들려고 한다.



아직 그의 청국장 연구를 이을 제자가 안 나오는 게 아쉽다. 박사 학위자 2명을 배출했으나 취업 문제로 청국장 연구를 계속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현재 박사과정 제자가 청국장을 연구하고 있으나 그의 뒤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끝으로 김 교수에 그만의 청국장 요리법이 없냐고 물었다. “우리는 청국장을 주로 찌개로 먹는데, 청국장을 끓이면 미생물과 생리활성물질이 파괴돼 효과가 반감된다”고 했다. 특별한 청국장 요리법이 없다는 얘기다. “생청국장을 먹는 게 좋으나 그렇게 먹기 힘들면, 일단 청국장을 반 만 넣고 찌개를 끓인 뒤 생청국장을 거기에 섞어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덧붙였다.



글=조한필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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