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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소라색’은 ‘하늘색’으로

중앙일보 2010.06.01 00:06 경제 19면 지면보기
바닷가엔 소라들의 슬픈 얘기 있어요./바람에 실린 파도에 밀린 작은 모래성이 있어요./사람들이 놀다 버린 작은 모래성/…여름 가고 가을이 와도 쓸쓸한 백사장엔 소라만 외롭답니다.



배따라기의 ‘바닷가엔’이라는 노래 가사다. 여름날 바닷가 추억을 소라의 슬픈 얘기에 비유하고 있다. 이처럼 소라는 바다와 추억을 연상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소라색’은 어떤 빛깔일까. 일반적으로 하늘색을 소라색이라 부른다. 그러나 실제 소라는 녹갈색이다. 그럼 왜 원래 색깔과 달리 소라색은 하늘색이 됐을까. 아마도 ‘소라’ 하면 여름날 푸른 바다나 파란 하늘이 연상돼 그렇게 됐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이를테면 시적 표현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소라색’과 바다의 소라는 아무 관련이 없다. 하늘색의 한자어는 ‘공색(空色)’이다. 여기에서 ‘공(空)’자만 떼어내 일본어로 읽으면 ‘소라(そら)’가 된다. 따라서 ‘소라색’은 일본말(소라)과 우리말(색)이 결합한 어중간한 형태다.



‘곤색’도 이런 식이다. ‘감색(紺色)’의 ‘감(紺)’자를 일본어로 발음한 것이 ‘곤(こん)’이다. 우리말을 두고도 일본말과 우리말이 뒤섞인 어설픈 형태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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