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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택수 신보기금 이사장 “작년 신규 보증 두 배로 … 부실률은 예년 평균 이하”

중앙일보 2010.06.01 00:04 경제 7면 지면보기
“안경을 벗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쓰는 게 낫습니까?”



안택수(사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사진 한 장 찍는 데도 신경을 많이 쓴다. 3선 의원 경력이니 정치에 관심이 없을 수 없겠지만, 지방선거의 표심과 향후 정국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삼갔다. 대신 본업인 보증업무에 대한 설명에 시간을 많이 썼다. 그는 실무자가 준비해 준 자료를 보지 않고 구체적인 통계수치를 제시하며 질문에 답했다. 신보는 1일 창립 34주년이 된다.



-취임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뭔가요.



“취임 석 달 만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것이죠. 지난해 중소기업에 신규 보증을 한 것이 17조7000억원으로 2008년의 두 배였습니다. 전 직원이 밤 11시까지 근무하고 토요일도 일했죠. 저와 신보 직원 모두 경제 회복에 기여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는 사람이 많았을 텐데 보증해 달라는 부탁은 없었나요.



“부탁도 많았고 욕도 꽤 먹었습니다. 제 나름의 원칙이 있었는데 부탁을 받으면 일단 지점에 연락을 했습니다. 객관적 원칙과 기준에 맞춰 심사하고 가능하다면 지원하고, 안 된다면 기업주에게 친절하게 경위를 설명해 주라고 했습니다. 안 되는 것을 해 줄 수는 없으니까요. 2008년엔 한나라당과 민주당 출신 의원이 보증해 달라고 부탁해 왔는데, 결국 안 됐어요. 한 기업은 보름, 다른 기업은 한 달 만에 망하더군요.”



-보증을 늘린 결과 부실도 함께 늘진 않았나요.



“지난해 말 부실률은 예년 평균보다 낮은 4.4%에 그쳤습니다. 외환위기 당시 부실률 14.5%에 비하면 굉장히 낮은 것이죠. 이를 보면 지난해 우리 직원들이 보증심사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중소기업들도 열심히 노력해 줬죠.”



-늘어난 보증은 언제쯤 정상화합니까.



“우리 경제는 작은 충격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출구전략은 미국과 동시에 하든지, 아니면 미국이 한 뒤에 시행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만일 정부가 구체적인 출구전략 계획을 세운다면 보증계획도 여기에 맞게 변경해야 합니다. 하반기 보증계획은 정부와 협의해서 결정할 겁니다.”



-공기업은 ‘신이 내린 직장’이라는 비판을 받는데요.



“안에서 살펴보니 직원들이 정말 열심히 일합니다. 지난해 급여도 삭감했고 후생복리도 많이 줄었습니다. 신이 내린 직장이란 표현은 신보엔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국민의 오해도 결국 우리의 책임이기 때문에 이를 해소할 방안을 찾아야죠. 그래서 조직을 개혁하려고 합니다. 공적인 기관인 만큼 ‘공심(公心)경영’을 하자고 직원들에게 강조했습니다.”



-한때 신보와 기술보증기금의 통합이 거론됐는데요.



“경영효율 차원에서 통합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신보는 2013년까지 대구로 이전하고, 기보는 부산에 있습니다. 둘이 통합할 경우 본사를 부산이나 대구 중 한 곳에 둬야 하는데, 이걸 해결할 길이 마땅치 않아요. 또 경제위기가 시작되면서 그런 논의가 수그러들었는데, 아마 재론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만난 사람=남윤호 경제데스크

정리=김원배 기자



◆안택수(67)=경북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15~17대 국회의원(자민련·한나라당)을 지냈다. 한국일보 기자와 한국기자협회장을 지낸 언론인 출신이다. 보건사회부 공보관으로 공무원 생활도 했다. 2008년 7월 신보 이사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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