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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들의 생생토크 ⑤ - 일본

중앙일보 2010.05.31 17:54
“토론수업은 일본보다 한국이 훨씬 발달한 것 같아요.”“맞아요, 하지만 단체활동수업은 일본이 더 우세하죠.” 지난 25일 한국외대 도서관에선 일본유학에 대해 학생들 사이에 열띤 대화의 장이 열렸다. 동경외대 재학 중 교환학생 자격으로 한국외대를 방문한 호시노 켄(23·星野 謙)·오부치 유리에(22·小渕 友里恵)와 지난해 각각 일본 와세다대학과 쯔루미 대학에서 1년 동안 공부하고 돌아온 배지윤·이영주(23·한국외대 일본어과 4)씨가 그 주인공이다.


다양한 장학재단이 많은 나라
일본어 잘 못해도 입학은 문제 없어



[입학] 한국 외고생들, 영어 위주의 국제학부 노릴만

호시노 켄(이하 호시노):일본도 우리나라 수능과 같은 센터시험(National Center Test for University Admissions·전국학력고사)이 있고, 그 후 각 대학별로 대학고사시험을 별도로 치른다. 도쿄대·와세다대·게이오대 등을 한국의 SKY대학으로 보면 된다. 일본엔 한국에 비해 아주 다양한 전문학교가 많다. 애니메이션·보석디자인 같은 전공은 졸업 후 바로 현직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최근엔 심리상담사나 실버타운 관련 전공이 전문직종으로 인기다.



이영주(이하 이):한국 학생이 일본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가장 많이 준비하는 시험은 EJU(Examination for Japanese University Admission for International Students)라 불리는 일본 유학 시험이다. 일본어 또는 영어로 일본어·수학·과학·사회 과목 등의 시험을 치른다. 대개 고교 내신성적과 EJU 성적을 보는데, 대학에 따라 TOEFL 성적을 제출하게도 한다.



배지윤(이하 배):일본어가 능숙하지 않아도 노려볼만한 입시전형이 있다. 영어 위주의 국제학부 전형이다. 와세다대 국제학부의 경우, 일본어자격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영어실력이 좋다면 입학할 수 있다. 한국의 외고생들이 노릴만한 학부다. 일본어보다 영어실력을 더 중시하는 전공 특성 때문에 가능한 사례다. 대신 입학 후 4년간 일본어 강좌를 따로 수강해야 한다. 일단 뛰어난 영어실력을 가진 학생을 선발한 뒤 일본어를 가르쳐 졸업시키는 시스템이다.



이:일본의 높은 물가와 등록금 때문에 지레 유학을 포기하는 학생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 일본은 다양한 장학재단이 발달한 나라다. 외국인 유학생에게도 그 문이 넓다.



배:지난해 와세다대 교환학생으로 선발됐을 때 평화 나카지마 재단에서 장려금 20만엔과 왕복항공비 외에도 매달 12만엔의 생활비를 지급받았다. 와세다대 오리엔테이션장에선 외국인을 위한 장학재단 리스트를 표로 정리해 나눠줄 정도였다. 아르바이트 시급도 800엔(한화 약 1만1000원)으로 한국의 두 배가 넘는다. ‘자격 외 활동허가서’만 있으면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데, 일본 대학 입학 허가만 받으면 쉽게 취득할 수 있다.



[차이] 동아리 활동이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

이:학교에서 발표수업이 거의 없다. 한국과 가장 다른 점이다. 소수의 특정한 학과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학과는 교수가 주도하는 일방적인 강의로 이뤄진다. 중간고사도 거의 리포트로 대체해 시험은 기말고사만 치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공부할 때보다 시간 활용이 자유로운 편이었다.



오부치 유리에(이하 오부치):처음 한국에 와서는 발표·토론수업이 너무 많아 힘들었다. 그런데 직접 경험해보니 일본어보다 한국어로 토론 하는 것이 더 편했다. 일본어 자체의 특성 탓도 있다. 언어 자체가 에둘러 말하는 화법이 많아 토론에 부적합하다. 한국식으로 ‘반대합니다’라고 뚜렷하게 일본어로 말하면 상대방이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된다(웃음).



호시노:한국에서 취업 때문에 학교를 휴학하고 영어·자격증 학원에 다니는 모습을 보고 많이 놀랐다. 일본의 경우,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동아리’ 활동이다. 토익성적이나 학점·학벌보다 우선적으로 본다. 예를 들어 1차 서류전형에서 떨어진다면 한국식 스펙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기소개서가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배:일본은 단체 의사소통능력을 가장 중시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장기간의 동아리 활동이 이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현재 일본에서 취업에 가장 유리한 동아리활동은 럭비나 축구 동아리다. 한국 면접관이라면 ‘럭비 동아리가 뭐?’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일본에선 단체 의사소통능력과 함께 체력적 강점도 갖춘 최고의 인재 조건이다.



[사진설명]호시노 켄·배지윤·오부치 유리에·이영주씨(왼쪽부터)가 외대 교정에서 일본유학 경험담을 나누고 있다.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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