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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한국모의 국제회의 8월6~8일 개최- 유성진·안소니 심사위원에게 듣는다

중앙일보 2010.05.31 17:36
오는 8월 6~8일 열리는 2010 한국모의국제회의(KIMC)가 학생들 사이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입시 변화로 교외 수상경력 기재를 전면 금지한 학교생활기록부에 IHT-중앙데일리와 이화여대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대회 참가경험을 체험활동이나 직업탐색활동으로 기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제관계학이나 정치외교 분야와 관련된 포트폴리오에도 주요항목으로 추가할 수 있다. 이 대회 심사위원인 이화여대 유성진(스크랜턴 학부·미국정치학) 교수와 IHT-중앙데일리 안소니 스패스(Anthony Spaeth) 편집장을 만나 대회의 의미와 심사 기준을 들어봤다.


“협상 하려는 태도가 가장 중요한 평가 척도”

“국제회의의 의사결정 과정을 아는 일은 아주 중요합니다. 보통 한국 학생들에게 부족한 토론문화를 몸으로 체득하는 일이죠. 자신의 주장만 강하게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을 받아들여 자신의 주장을 더욱 내실있게 업그레이드 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미국정치학을 가르치는 유 교수는 한국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로 ‘유연한 사고’를 만든다. 경쟁에 익숙해져 있다보니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의 의견이 옳다는 주장만 너무 강하게 펼친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세계화는 남을 받아들이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며 “고교 때 미리 토론 매너를 잘 익힌다면 대학에 가서 남보다 뛰어난 연구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연성 있는 태도 갖추고 근거 제시를

유 교수는 미국의회의 예를 들며 유연성을 강조했다. “미국의회에서는 최초 제안된 의도와

다르게 안건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여 수정이 많이 이뤄진다는 것이죠. 제안을 하는 의원들도 아예 처음부터 다른 의도를 가지고 안건을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 자신의 생각을 양보하면서 다른 것을 얻어내려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이번 대회에서 미국의회 본회의 심사를 맡을 유 교수는 ‘협상하고자 하는 태도’를 가장 중요한 평가의 척도로 삼겠다고 밝혔다.



유 교수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요점은 주장의 근거다. 그는 “실제 미국 의원들이 주장하는 안건은 철저하게 지역구민들의 인구 구성과 산업 기반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서두에 자신의 지역구 인구 분포를 예로 드는 경우가 많고, 같은 당이라도 인구 구성이 다르면 주장이 상반되게 전개되기도 한다.



유 교수는 미국의회 전자도서관인 ‘The Library of Congress’의 ‘Thomas’를 잘 활용하라고 귀띔했다. 준비하는 안건이 이미 의회에서 논의된 내용이라면 여기서 속기록을 비롯한 관련 자료를 모두 검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 정치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쌓기 위해 『미국정부와 정치』<명인문화사 간>를 읽어 보라고 추천했다.



유 교수는 “9·11 테러 직후 공화당에서는 입국 심사를 강화하는 등 보수적인 이민자 정책을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이민자로 이뤄진 미국의 건국이념과 맞지 않는다고 이 주장에 강하게 반대했다”며 “최근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였던 ‘의료보장제도 개선’에 대해 지난 100여 년 동안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이유를 잘 살펴보면 미국의회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아리 활동이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

IHT-중앙데일리의 안소니 스패스 편집장(chief editor)은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정해진 대본만 줄줄 읽어서는 안된다”며 “신문이나 잡지, 전문서적 등을 통해 자료조사를 많이 해 주제를 100%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서 국제회의 분야 심사를 맡을 안소니 편집장은 ‘논리력’을 강조한다. 자신이 택한 주제에 대해 일관된 자세를 유지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자료를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KIMC는 격렬한 논쟁이 오가는 디베이트의 성격이 아니다”며 “유창한 영어 실력 보다 정확한 단어를 사용해 침착하고 조리 있게 이야기 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획기적인 예시’로 발표를 시작해보라고 제안했다.



“KIMC의 주제 중에서 ‘사이버 공간에서의 사생활 침해’ 문제는 얼마 전 이슈가 된 ‘경희대 패륜녀’사건 같은 것으로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이 문제는 윤리적 문제와 함께 ‘사생활 침해’라는 부분에서도 많은 시사점을 주는 훌륭한 예입니다.



지적재산권 보호의 경우엔 얼마 전 상하이 DVD 숍이 매장을 반으로 나눠 한쪽에는 합법적인 파일을 판매하고 나머지 반쪽은 장막을 쳐서 해적 파일을 몰래 판매했다는 뉴스를 활용하면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을 겁니다.” 그는 영어 신문이나 잡지 등을 꾸준히 읽으면 국제감각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노하우를 전했다. 또 대회 주제와 관련해 참고도서도 추천했다.



“스티브 콜(Steve Coll)이 쓴 『Ghost Wars』와 『The Bin Ladens』는 아프가니스탄 이슈나 911테러, 오사마 빈라덴과 관련해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요. 『닥터 노먼 베쑨』도 중국의 자유문제와 관련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니 참고하기 바랍니다.”



김지혁·송보명 기자 mytfact@joongang.co.kr /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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