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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시장 자서전 뿌리고, 학연·지연 동원해 밀어주고 …

중앙일보 2010.05.31 01:23 종합 4면 지면보기
6.2지방선거 6월 지방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불법 선거운동 주의보가 내려졌다. 승패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막판 뒤집기 또는 굳히기를 노린 불법 행위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공무원들의 불법 선거개입 행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방선거와 관련 선거법 위반행위는 30일까지 3430건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금품과 음식물 제공 799건, 공무원 개입 98건, 집회와 모임 이용 71건, 비방·흑색선전 31건, 기타 2409건 등이다. 선관위는 후보자 및 핵심 선거운동원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등 24시간 비상 감시체제에 돌입했다.


일부 공무원 불법 선거운동 기승

◆공무원 개입=최근 경기도 이천시의 면장 A씨(지방행정 5급)는 이번 선거에 출마한 현역 시장의 자서전 66권을 뿌리다 선관위에 적발됐다. 그는 시장의 측근인 B씨의 부탁을 받고 관내 기관과 단체·이장 등에게 배포했다. A·B씨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 조치됐다. 충남 서산시 선관위는 30일 서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의 선거운동 자료를 작성하는 등 선거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서산시청 공무원 C씨를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30일 본지 취재 결과 지방선거와 관련해 선관위나 검·경찰에 적발된 공무원의 선거개입 행위는 대전 71건, 경기도 56건, 충남 8건 등 모두 300건에 달했다. 일부 공무원은 현역 단체장의 선거운동에 학연·지연·혈연 등 인맥까지 총동원하고 있다. 하위직보다 계장이나 과장급 간부들이 많다. 단체장이 승진과 보직, 산하단체 기관장의 인사권을 틀어쥐고 있기 때문이다. 단체장 임기는 4년으로 세 번 연임할 수 있다.



◆금품 살포=전북의 한 군수 후보는 29일 오전 유권자 최모씨의 집을 찾아가 현금 5만원권 2장을 건넸다가 선관위에 적발돼 검찰에 고발됐다. 또 충남의 한 군수 후보도 지난 12일 지역 선관위 선거감시단원 김모씨에게 15만원의 현금을 줬다가 후보자의 기부행위제한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경남 의령경찰서는 30일 의령군수 선거에 출마한 특정 후보의 지지자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마을 이장 정모(61)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정씨에게 돈을 준 혐의로 모 군수 후보 지지자 김모(63)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정씨가 29일 오후 9시30분쯤 군수의 선거 사무실에서 김씨로부터 상대 후보의 감시를 위한 활동비 명목으로 현금 125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북 선관위는 28일 유권자에게 금품을 준 혐의(선거법 위반)로 예천군의원 출마자 정모(65)씨와 운동원 정모(55)씨, 예천군수 후보의 선거운동원 윤모씨 등 3명을 대구지검 상주지청에 고발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선거운동원 정씨는 후보 정씨로부터 1150만원을 받아 주민 16명에게 1120만원을 나눠준 혐의를 받고 있다.



◆비방 흑색선전=30일 강원도 정선군 선관위와 경찰에 따르면 29일 오후 모 군의원 사무실에서 정선군수 후보자 A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유인물 8~9장이 발견됐다. 유인물은 ‘A후보가 폭행 전력이 있다’라는 내용을 담은 A4 용지 1장 분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화성시장 선거에는 접전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 이태섭 후보와 민주당 채인석 후보가 악성 루머에 시달리고 있다. 이 후보는 최근 “고령인 이 후보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는 헛소문에 당혹하고 있다. 반면 채 후보는 이 후보 측에서 제기한 허위경력 기재 논란에 휩싸였다가 선관위 조사에서 낭설로 확인되자 이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사법당국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영진·이찬호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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