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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장 전쟁 기록, 아프간서 깨진다

중앙일보 2010.05.31 00:50 종합 14면 지면보기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내달 7일 개전 104개월 맞아 … 베트남전보다 장기화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10월 7일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주요 도시에 대한 공습으로 시작된 아프간 전쟁이 다음 달 7일로 개전 104개월(8년8개월)째를 맞게 된다고 USA 투데이 인터넷판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금까지 미국의 최장기 전쟁은 베트남전이었다. 베트남전은 1964년 8월 미 하원이 북베트남에 대한 사실상의 선전포고인 ‘통킹만 결의안’을 통과시킨 후 1973년 3월 마지막 미 지상군이 철수하기까지 103개월 동안 지속됐다. 이라크전의 경우 현재까지 8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전쟁과 남북 전쟁은 각각 81개월과 48개월 동안 계속됐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은 44개월 동안 전투를 치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7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공격하려는 극단주의 세력을 붕괴시키는 것은 아주 중요한 과제”라며 아프간전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아프간 민간인 희생도 부담=미 국방부에 따르면 아프간전의 공식적인 미군 사망자는 29일 현재 1000명에 달했다. 이라크전 사망자 4391명, 베트남전 사망자 5만8209명에 비해 현저히 적지만 사상자가 꾸준히 늘고 있어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다.



아프간 민간인의 희생도 여론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초 아프간 남부 우루즈간 지역에서 발생한 오폭 사건도 그중 하나다. 최근 공개된 미군의 자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은 올 2월 우루즈간의 도로를 운행 중이던 미니버스 3대를 폭격해 민간인 33명을 숨지게 했다. 보고서는 “사고 차량에 무장대원들이 타고 있다는 잘못된 정보를 근거로 공격을 했다”며 “무인 정찰기를 통해 수집한 정보가 부정확했다”고 시인했다. 이 사건은 아프간 주둔 미군이 저지른 최악의 민간인 공격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미군이 이례적으로 오폭 보고서를 공개한 것도 아프간 현지 정서를 감안한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프간전 비용 3000억 달러=현재 아프간에 배치된 미국 병력은 약 9만4000명이다. 이미 이라크 주둔 병력 9만2000명을 추월했다.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미 정부가 이라크 주둔 병력을 단계적으로 철수시킨 반면 아프간으론 병력을 꾸준히 증파해온 결과다. 전쟁을 위해 쏟아 부은 비용도 3000억 달러(약 36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막대한 전비도 아프간전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 졸업식에서 “알카에다의 위협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며 알카에다와 그 추종세력들은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 있는 사람들”이라며 아프간 대테러전 지속 의지를 천명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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