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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중·일 FTA 협상 내실있게 진전시켜 나가야

중앙일보 2010.05.31 00:21 종합 34면 지면보기
한국과 일본·중국의 3국 정상회담에서 동북아 경제협력을 위한 의미있는 진전이 있었다. 앞으로 동북아 협력 강화를 위한 ‘비전 2020’이 채택되고 이를 위한 상설사무국을 한국에 두기로 했다. ‘비전 2020’은 3국간 자유무역협정(FTA)과 경제통합 추구, 환경보호 협력 확대, 인적 교류 증진 등을 담고 있다. 특히 한·중은 양국 간 FTA의 실무 사안을 보다 구체적으로 협의키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한·일은 FTA 협상 재개의 실무대표를 국장급으로 격상시키기로 했다. 또한 3국은 한·중·일 FTA체결을 위한 산관학(産官學) 공동연구를 2012년까지 완료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그동안 한·중·일은 긴밀한 경제협력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동북아 경제통합을 ‘동상이몽(同床異夢)’으로 여겨온 게 사실이다. FTA만 해도 워낙 민감한 대목이 많아 10년 가까이 실무논의조차 겉돌기 일쑤였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국 지도자의 생각이 달라졌다. 한국이 외환위기를 벗어나는 데 일본·중국과의 통화스와프가 효자노릇을 했다. 또 3국은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기금을 만드는 데도 큰 기여를 했다. 미국과 유럽의 교역의존도가 높은 한·중·일에 서브프라임 사태와 남유럽 재정위기는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동북아 경제협력과 경제통합의 필요성을 어느 때보다 절감하게 된 것이다.



한·중·일 FTA는 기존의 멀리 떨어진 지역과의 FTA와 차원이 다르다. 지리적·경제적으로 맞물려 비교할 수 없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거꾸로 엄청난 피해가 덮칠 수도 있다. 3국간 산업별 득실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중·일 FTA가 체결되면 신선채소나 활어는 물론 엄청난 규모의 인적교류까지 각오해야 하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게 된다. 당연히 내부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최선의 해법을 찾아가야 한다. 3국간 신중한 논의를 통해 FTA 실무협의를 착실하게 진전시켜 가는 게 유일한 길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중·일 FTA와 동북아 경제통합을 위한 진지한 논의가 본격화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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