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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아기처럼 맛있게 자고 싶나요…전문가 3인이 말하는 숙면의 기술

중앙일보 2010.05.31 00:17 경제 22면 지면보기
성인은 매일 7~9시간은 잠을 자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바이고, 누구나 아는 얘기다. 한데 최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3분의 1은 잠자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단다. 바쁘기도 하고, 외부의 자극이 많은 요즘 도시 환경 때문이기도 하다.



이유야 어떻든 잠을 못 자는 건 괴로운 일. 그래서 home&가 아이처럼 푹 잘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섰다. 전문가들은 ‘잠의 양’을 확보하기 힘들면, ‘수면의 질’이라도 높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잘 잘 수 있는 방법’을 끌어 모아봤다.



글=서정민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sotgun@joongang.co.kr>

일러스트=강일구 ilgoo@joongang.co.kr>





잠을 부르는 몸부터 만드세요



한진규(서울 수면센터) 원장



● 15시간 주기를 기억하라



잘 자려면 우선 일어나는 시간이 일정해야 한다. 사람의 생체리듬은 아침에 처음 해를 보고 15시간 후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뇌에서 분비하기 때문이다. 매일 밤 12시에 잠들고 싶다면 매일 아침 9시에 햇빛을 보는 규칙적인 생활리듬이 필요하다.



● 매일 밖에 나가 햇빛을 쐴 것



멜라토닌은 낮 동안 2000룩스 정도의 햇빛을 쐬었을 때 우리 몸에 축적된다. 이 정도의 햇빛은 눈·비만 안 오면 흐린 날에도 가능한 정도. 낮시간 중 30~40분 정도 걷거나 벤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걸로도 충분하다.



● 체온을 낮춰라



휴식 상태일 땐 체온이 떨어진다. ‘내가 쉬는 중’이라는 걸 몸에게 알려주는 방법으로 인위적으로 체온을 떨어뜨리는 것도 방법이다. 체온을 떨어뜨리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실내조명을 어둡게 할 것. 둘째, 밤늦게 TV나 컴퓨터를 보지 말 것. 셋째, 체온을 올리는 야간 운동은 금물. 넷째, 반신욕이나 족욕을 할 것. 그러면 뜨거운 열기로 체온을 일시적으로 올려놓은 뒤 땀이 증발하면서 두 시간 후 체온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더워도 찬물로 목욕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더운 여름에도 꼭 미지근한 물로 샤워해야 한다.



수면의 질 높이는 침구 따로 있어요



이정환(우리들 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펄프를 기본 재료로 만든 레이온은 어머니들이 ‘지지미’라고 부르는 대표적인 여름 섬유다. 구김이 많아 피부에 덜 닿고 감촉도 시원하다. 아기 모델 고윤제(2)양도 만족스러운지 쌔근쌔근 잘도 잔다. [제품 협찬=이브자리, 미단]
바르게 자야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이 과장의 지론이다. 바른 자세란 척추의 S자 곡선과 목의 C자 곡선 등 몸의 곡선을 그대로 유지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침구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것. 침구를 고르는 방법과 잠을 자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 몸과 밀착되는 매트리스를 골라야



매트리스가 가장 중요하다. 너무 푹신하면 해먹에 누워 잘 때처럼 척추가 반달 모양으로 휘어버리고, 너무 딱딱하면 근육이 바닥에 눌려 몸이 경직된다. 내 몸의 척추 곡선과 잘 맞는 매트리스를 고르려면 매장에서 실제 잠 잘 때의 자세대로 5분 정도 누워 내 몸에 편한지를 살펴야 한다.



● 베개는 경추의 빈 공간을 채워줘야



목뼈인 경추는 C자형 곡선을 가졌다. 좋은 베개란 누웠을 때 이 C자의 빈 공간을 빈틈없이 채우는 동시에 부드럽게 받쳐주는 제품이다. 그 때문에 숙면에 적합한 기능성 베개는 높이, 속 소재, 모양 3박자를 골고루 갖춰야 한다. 침구 브랜드인 이브자리의 수면환경연구소 고도담 주임은 “베개를 베고 누웠을 때 목 밑 쿠션의 높이가 남자 3cm, 여성 2㎝가 적당하다”고 추천했다. 옆으로 누워 자는 사람이라면 어깨와 얼굴 사이의 간격도 고려해야 한다. 베개를 고를 때 자기가 자는 자세로 누워보고 편한 것을 골라야 한다.



● 잠자는 요령



반듯하게 누워 잘 때는 몸에 힘을 풀고, 다리는 어깨 넓이만큼 벌린 뒤 쭉 펴는 자세로 눕는다. 어깨에 힘을 풀어주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척추 곡선이 함께 펴진다.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도 나쁘지 않다. 이때 명심해야 할 것은, 무릎을 구부리고 다리 사이에 베개나 쿠션을 끼워야 한다는 것이다.



또 여름에도 이불은 꼭 덮고 자야 한다. 이불이 잠자는 동안 체온을 일정하게 보존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여름철에 이불 덮기가 꺼려지긴 하지만 그래도 마와 삼베 등 시원한 소재의 침구를 준비하면 훨씬 수월하게 잠들 수 있다. 요즘은 천연소재와 화학섬유의 장점을 따온 재생섬유도 있다. 유칼리프투스 나무를 이용한 ‘텐셀’, 너도밤나무를 기본 재료로 한 ‘모달’을 비롯해 콩·대나무·숯·옥수수 성분을 포함한 섬유로 만든 이불도 여름이불로 적당하다.



간접 조명 켜고 파도 소리 들어보세요



배명진(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교수



● 파도소리는 자장가를 대신한다



깊은 잠을 자려면 물·바람·비 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게 좋고, 그중에서도 백색음을 가진 파도소리가 가장 좋다. 여러 색깔의 빛을 합치면 백색의 빛이 되듯, 인간이 귀로 들을 수 있는 모든 소리를 담고 있는 게 백색음이다. "소리는 있으되 의미가 없고, 의미는 없지만 평상시 듣던 소리들이라 안정감과 적막감을 해소시켜 준다”는 게 배 교수의 설명이다. 파도소리가 편안한 잠을 유도하는 이유는 또 있다. 파도가 한 번 밀려오고 나갈 때마다 각각 3~5초가 걸리는데 이 시간차는 인간이 편안한 상태에서 심호흡을 하는 주기와 같다. 그 때문에 파도소리를 듣고 있다 보면 저도 모르게 그 주기에 맞춰 숨을 쉬면서 안정감을 얻는다. 혼자 남아 집을 보던 아기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스르르 잠이 든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 수면 호르몬 분비를 유도하는 조명 테라피



500룩스 정도의 빛을 내는 백열등을 실내 부분마다 설치하는 간접조명이 건강에 좋다. 최근의 조명 테라피는 색상이 중요한 화두다. 낮에는 야외에서 햇볕을 쪼일 때처럼 오렌지 빛을, 밤에는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는 보라색·연갈색 빛을 보면 호르몬 리듬이 건강하게 유지된다는 원리다. 필립스가 최근 선보인 ‘리빙 컬러(하나의 조명으로 256가지 색상의 빛을 조절한다)’나 필룩스의 ‘슬립라이트(자명종처럼 아침이면 태양과 같은 광선으로 빛을 밝혀서 잠을 깨우는 조명)’가 그 예다.






직장인 2인의 불면증 상담

누우면 잡생각에 말똥말똥, 어떡하죠?




오정은(37, 회사원)



새벽 2시나 돼야 잠을 자는 야행성인데 그나마도 자려고 누우면 심장이 쿵쾅거립니다. 눈을 감으면 내일, 모레, 일주일 뒤에 해야 할 일까지 생각나면서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마치 숙제를 다 못했는데 잠을 자도 되나 하는 심정이죠. 오늘 있었던 일들이 떠오르면서 “그때 내가 왜 그렇게 행동했지”라고 자책하는 일도 많습니다.



전문가 조언 너무 졸려서 눈꺼풀이 무거워질 때까지 침실에 들지 마세요. 만성적으로 학습된 불면의식은 침실을 ‘잠이 안 오는 공간’으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명을 어둡게 한 거실에서 편안한 자세로 책을 보거나 반신욕을 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됐는지 시계를 보지 마세요. ‘내가 잠을 못 자고 있다’는 생각으로 불안해질 뿐입니다. 불면이 너무 심하면 의사의 처방 후 중독성이 없는 수면 유도제를 먹는 것도 방법입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규칙적인 수면 습관이 생겨서 약을 먹지 않아도 잠에 들 수 있습니다.



이순철(43, 회사원)



생활 사이클이 불규칙한 편입니다. 매달 말이면 야근이 몰려서 밤늦게 잘 때가 많습니다. 일주일 정도 야근 모드로 지내다 보면 정상적으로 퇴근을 해도 밤이 너무 길게 느껴지면서 쉽게 잠을 잘 수 없습니다.



전문가 조언 늦게 자더라도 항상 같은 시간에 기상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야근을 하게 되면 조금 늦게 출근해도 될 때가 있는데 그러지 마세요. 평소 기상 시간이 7시였다면 새벽 4시에 자더라도 평상시처럼 일어나세요. 그리고 잠이 모자라 피곤하다 싶으면 차라리 오후 2시 전에 30분쯤 낮잠을 자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하루 이틀만 고생하면 숙면 리듬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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