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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흡연] 열 받아서 한 대, 쓸쓸해서 한 대 … 모질게 끊어야 이긴다

중앙일보 2010.05.31 00:03 건강한 당신 2면 지면보기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500만 명이 흡연으로 사망한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각종 암과 만성질환에 걸릴 위험이 크며, 약 14년 먼저 사망한다. 여성이 담배 한 개비를 피우면 그 위해가 남성이 두 개비를 피운 것과 같다. 여성이 반드시 금연해야 하는 이유다.



여성은 니코틴중독에 더 쉽게 빠져



여성은 남성보다 담배를 배우기도 쉬울 뿐만 아니라 금연하기가 더 어렵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과 김대진 교수는 “여성은 니코틴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의 활성도가 남성보다 커 니코틴 중독에 쉽게 빠지고 헤어나오기는 더 힘들다”고 말했다. 니코틴이 빨리 분해되므로 담배를 배울 때의 고통이 남성처럼 심하지 않다. 또 부족한 니코틴을 보충하기 위한 흡연 욕구가 남성보다 더 강하고, 담배를 끊었을 때 나타나는 니코틴 금단증상 역시 더 심하다.



여성이 담배를 끊기 어려운 데는 호르몬과의 관계도 있다. 생리 전에 나타나는 세로토닌 변화로 기분이 우울해지고 충동성이 강해지므로 담배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스트레스나 고독감·불안·분노·슬픔·좌절 등 부정적인 정서를 경험하는 상황에 자주 노출되는 것도 금연의지를 무력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 이때 흡연을 하며 느끼는 만족감이 남성보다 크기 때문에 담배 끊기가 더 어렵다.



여성은 사회적 편견으로 흡연장소가 마땅치 않다. 따라서 한 번 피울 때 짧은 시간에 담배 연기를 많이 흡입하는 특징을 보인다. 독성물질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가 인체 구석구석 세포의 돌연변이를 조장한다.



‘한번에 딱 끊는 방법’이 성공률 높아



남성보다 더 끊기 어려운 흡연, 어떻게 해야 이별할 수 있을까. 금단증상으로 정신집중이 잘 안 되고 초조하며 불안과 짜증이 몰려올 때 ‘담배 한 대면 기분이 좋아질 텐데…’ 하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이때 굳은 결심으로 참아내는 게 금연의 핵심이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서홍관(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회장은 “여성은 정서적인 공허감을 메우기 위해 흡연하는 경우가 많아 주변에서 금연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연계획을 세웠다면 가족이나 친구·직장 동료에게 자신이 금연 중이라는 사실을 알려 도움을 받도록 한다. 주변 사람은 ‘오늘 아침에도 잘 참았어. 어려운 일인데 잘 이겨내 줘서 고마워’라는 메시지를 하루 몇 번씩 전달해 격려해 주면 금연성공률을 2~3배 높일 수 있다. ‘금연에 성공하면 예쁜 원피스를 사겠다’는 식의 보상을 거는 것도 좋다.



금연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사이트(한국금연운동협의회·금연길라잡이)를 통해 담배에 대한 해악을 공부하면 금연의지를 굳히는 데 도움이 된다. 흡연으로 끔찍하게 망가진 모습을 자주 연상하는 것도 한 방법. 망가진 폐·얼굴·다리·치아 등의 사진을 자주 봐 충격을 느끼도록 한다. 금연 시 한번에 담배를 끊는 방법과 서서히 줄이는 방법 중에서 고민하는 흡연자도 많다. 한번에 딱 끊는 방법이 성공률이 더 높다(니코틴과 담배 연구지 2007년 8월).



정 어렵다면 금연치료 받는게 좋아



여성은 금연을 결심하는 계기가 남성과 다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건강정보센터 정영철 소장은 “임신과 출산을 앞두고 금연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러나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금연에 실패할 수 있다. 2007년 영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임신한 흡연 여성 중 금연하는 비율은 30% 미만에 불과했다.



혼자 끊기 어렵다면 약물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여성은 니코틴대체재보다 치료제가 더 효과적이다. 니코틴대체재는 담배에 든 해로운 독성물질은 제거하고 중독으로 금단증상을 보이는 니코틴만 따로 제공하는 패치·껌·알약 등을 말한다.



하지만 여성의 몸은 니코틴을 빨리 분해하므로 니코틴대체제보다 항우울제나 항불안제 등 전문약품이 잘 듣는다는 것. 서울백병원 금연클리닉 김철환 교수는 “누구나 금연에 여러 번 실패할 수 있다”며 “의지를 갖고 몇 차례 노력하면 금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신부는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니코틴대체제를 쓸 수 있다. 서 회장은 “임신 중에는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게 좋으나 담배를 못 끊고 피우는 게 더 해롭다. 약물요법은 어렵겠지만 이 경우엔 니코틴대체요법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신 중에 흡연하면 자궁외 임신을 할 확률은 2.2배, 태아를 유산할 확률 1.7배이며 미숙아나 저체중아를 출산할 가능성도 높다.



이주연 기자



금연의 날 세미나 및 거리캠페인



중앙일보헬스미디어와 한국금연운동협의회·여성금연운동포럼은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세계금연의 날’(5월31일)을 맞아 여성흡연과 담배회사의 여성 대상 마케팅의 심각성을 경고하는「담배회사는 여성을 노린다」를 주제로 정하고, 세미나와 거리캠페인을 벌인다.



금연가두캠페인 31일(월) 11:30~12:20/ 명동성당/ 탤런트 송선미씨 홍보대사로 위촉/ 결의문 낭독



세미나 14:00~16:00/ 서울 YWCA 강당 / ‘여성흡연자의 생물학적 특성 및 치료’(서울성모병원 김대진 교수), ‘금연정책에 왜 여성관점이 필요한가’(이화여대 정진주 교수), ‘지역사회의 다양한 여성금연 활동사례’(강동보건소 조종희 소장), ‘담배회사는 여성을 노린다’(연세건강코칭 이영자 부단장)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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