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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한 두둔’서 변화 조짐 … 청와대 “반보 전진”

중앙일보 2010.05.29 01:50 종합 3면 지면보기
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28일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조문규 기자]
한·중 회담에서 나온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메시지를 청와대는 “작지만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 사이에선 “일보(一步) 전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반보(半步)는 앞으로 나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원 총리가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 주지는 않았지만 발언의 행간에선 ‘한반도의 안정’만을 내세우며 사실상 북한 편에 서 왔던 기존 입장과는 다른 변화가 감지된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 총리 발언의 전체 취지는 ‘한국의 이야기도 들어보겠다’는 것으로, 설득하고 노력하면 중국의 태도가 바뀔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제사회에서 일방적인 것은 없다. 변화의 단초를 시사했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 - 원자바오 총리 ‘천안함 회담 100분’

이날 원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집요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조사 결과에 대해 ‘옳다’거나 ‘그르다’는 결정적 판단은 유보했다. 대신 향후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단을 통해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중국 정부의 최종적인 입장이 결정되지 않았으며,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청와대는 해석했다. ‘현재’의 판단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 ‘미래’의 변화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으로 한국 정부를 배려한 모양새다.



당초 우리 정부는 ‘한국의 조사 결과를 긍정 평가한다’는 답을 얻어 내려 총력 외교전을 폈었다. 목표엔 못 미치는 결과에도 불구하고 정부 관계자 대부분이 “첫술에 배부르겠느냐”며 긍정적 평가를 하는 것은 원 총리의 눈에 띄는 발언들 때문이다. 특히 청와대는 “국제적 조사와 각국의 반응을 중시하겠다”는 대목에 주목한다. 비동맹국가인 인도를 비롯해 북한과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나라들까지 비난 여론에 가세하고 있는 점을 중국이 고려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국제 여론의 압박이 거세질 경우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원 총리가 “결과에 따라 누구도 비호하지 않겠다”고 한 대목도 청와대는 평가한다. 양국 간의 조율을 거쳐 나온 회담 발표문에 누가 보더라도 ‘북한을 비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를 주는 문구가 담긴 것을 단순한 ‘외교적 수사’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원 총리는 이 대통령의 5·24 담화에 대해 ‘평화에 대한 메시지까지 담아 매우 절제되고 균형 잡혔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도 “북한에 대한 단호한 대응은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의 평화적 관리’에 관심이 쏠려 있는 중국을 안심시키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반보 전진”이란 평가 속에서도 정부의 입장은 “아직 갈 길은 멀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원 총리가 중국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행동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외교적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 해피엔딩을 속단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글=서승욱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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