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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해진 야권, 촛불에 기댄다

중앙일보 2010.05.29 01:29 종합 8면 지면보기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28일 경남 김해시 삼방시장에서 열린 거리유세에서 달고나수박을 들고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이달곤 후보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연합뉴스](위),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홍익대학교 앞에서 열린 ‘20대 투표 참여 캠페인’에서 대학생들의 투표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아래)
6.2지방선거 ‘천안함 정국’이 지속되면서 여야의 선거 프레임(기본틀)도 바뀌고 있다. 민주당·국민참여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 등 야 4당은 28일 ‘촛불’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날 오후부터 전국적으로 야간 촛불유세를 벌이기로 했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촛불의 의미는 (야당의) 견제력을 키워달라는 절박한 호소”라며 “서민경제, 민주주의, 남북관계의 후퇴를 이 시대의 3대 어둠으로 규정하고 촛불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의미도 있다”고 했다.


정권 ‘심판론’ → ‘견제론’
촛불 유세로 판세 만회 노려
슬로건도 ‘전쟁과 평화’로

공식 선거운동 시작(20일) 때까지만 해도 야권은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지금은 ‘견제론’을 더 강조하는 인상이다. ‘견제론’엔 천안함 사건 이후 수도권의 격전지 등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앞서가는 현상이 감지된 데 따른 민주당의 위기감이 투영돼 있다.



우 대변인은 “대통령도 한나라당, 시장·도지사도 한나라당, 구청장도 한나라당 일색인 대한민국의 권력구조는 왜곡된 것이고, 위험한 것”이라며 “국민에게 호소한다. 민주당은 절박하다”고 말했다.



야 4당은 또 남북한 간 긴장이 고조되자 막판 선거전의 슬로건을 ‘전쟁과 평화’로 정했다. 한명숙(서울)·유시민(경기)·송영길(인천) 후보는 28일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에서 “지금 한반도는 전쟁이냐 평화냐, 공멸이냐 공생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권이 지방선거를 목적으로 한반도를 대립과 전쟁의 위기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오히려 전쟁 위협을 조장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2007년 대선 때도 ‘이명박 후보를 찍으면 전쟁이 날 수 있다’고 위협한 민주당이 ‘한나라당 찍으면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며 또다시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병국 사무총장도 “판세가 어려워지니까 ‘전쟁 대 평화’라는 전형적 편 가르기 전술과 자극적 용어로 국민을 선동하고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며 “막무가내 북한보다 철딱서니 없는 민주당이 오히려 위기를 고조시키는 꼴”이라고 야유했다. “민주당은 이제 ‘퍼주기’가 모자라 ‘겁주기’로 선거에 임하는 것이냐”는 말도 했다.



한나라당은 천안함 정국만 잘 관리하면 선거에서 압승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안보위기론’을 강조하는 건 보수층 유권자를 투표소로 유인하는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글=강민석·이가영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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