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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손·송월타월 … 성공 비결 따로 있었네

중앙일보 2010.05.29 01:09 종합 15면 지면보기
지난 17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로만손 시계·보석 전시회에서 외국 바이어들이 이 회사에서 발표한 신제품을 들여다 보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남산의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 로만손이 300여 명의 해외 바이어와 국내 VIP를 초청해 시계·보석 전시회를 열었다. 김기석 사장은 “중소기업 입장에선 과감하게 6억여원이나 들인 행사”라며 “행사 당일에만 8개 업체로부터 200만 달러어치 수출 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스스로를 시계업체라기보다는 패션기업으로 소개한다. 이 회사 시계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240억원. 반면 ‘제이에스티나’ ‘이에스돈나’ 브랜드로 유통되는 보석류 매출은 490억원이 넘는다. 2003년부터 손을 댄 사업이 20년 넘게 이어온 본업보다 커진 것이다.


‘외도’않고 본업에서 쌓은 노하우 활용해 신 사업 일궈

부산에 본사를 둔 송월타월은 수건의 대명사 같은 회사다. 1949년 설립 이래 ‘수건 외길’을 걸었다. 하지만 이 회사 박병대 대표의 관심은 우산사업에 쏠려 있다. 송월타월 관계자는 “수건 시장은 10년째 매출 400억원대에서 정체하고 있다”며 “신규 아이템을 구상하다 우산 사업팀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수년 내 우산 매출 1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78년 창업해 정밀 부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해온 부강샘스는 요즘 ‘진드기 잡는 청소기’로 유명하다. 이 회사가 2007년 선보인 침구류 전용 청소기 ‘레이캅’은 지난해 100억원어치가 팔렸다. 신사업을 벌인 지 2년 만에 회사 매출(660억원)의 6분의 1에 달하는 효자가 된 것이다. 이성진 대표는 “1분기 매출이 25% 넘게 늘었다”며 “올 매출 목표는 200억원”이라고 말했다.



신사업에 진출해 성공한 중견·중소기업들은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본업과 상관없는 ‘외도’를 하지 않고, 본업에서 쌓은 노하우와 명성을 활용한 게 성공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로만손 김기석 사장은 “시계를 만들면서 축적한 가공 기술과 디자인 개발 능력을 보석류에 접목한 게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에 ‘제이에스티나’ 브랜드로 핸드백 사업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수건에서 우산으로 영역을 넓힌 송월타월의 관계자는 “고객조사 결과 답례품으로 가장 많이 찾는 것이 수건과 우산이었다”며 “우산사업을 추가함으로써 회사는 물론 전국 150여 개 대리점도 윈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당시 송월은 부도를 맞았다. 이때 대리점주들이 나서 ‘송월 살리기’에 나섰고, 그 덕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박병대 대표는 “대리점주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송월은 없다”며 “우산사업도 대리점주와 소통·신뢰 속에서 나온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부강샘스 이성진 대표는 “침구류 전용 청소기 레이캅에는 30년 넘게 OEM으로 스프링·샤프트 같은 정밀제품을 만들던 회사의 노하우가 녹아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진성한 사업전환지원센터장은 “자금력·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있는 틈새시장에 진출할 때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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