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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D -13] 이동국 입이 마른다

중앙일보 2010.05.29 00:15 종합 30면 지면보기
이동국(오른쪽)이 트레이너와 재활훈련을 마친 뒤 훈련장을 떠나고 있다. [노이슈티프트=김민규 기자]
과연 이동국(31·전북)은 남아공 월드컵 출전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그에게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경기장서 뛸 선수 필요”
허 감독 의미심장한 발언

한국 월드컵 대표팀은 30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코프슈타인에서 벨라루스와 평가전을 치른다. 허 감독은 이 경기를 통해 선수들을 최종 테스트한 뒤 다음 달 2일 국제축구연맹(FIFA)에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명을 제출한다.



나이로 볼 때 이동국에게 이번 남아공 월드컵은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 기회다. 채 스물도 되지 않았던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깜짝 데뷔했지만 그 후 두 번의 월드컵은 악몽이었다. 2002 한·일 월드컵 때는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외면당했다. 수비 가담에 소극적인 이동국을 히딩크는 용납하지 않았다. 2006 독일 월드컵을 두 달 앞두고는 무릎 부상으로 중도 하차했다. 하필 월드컵이 열리는 독일에서 재활훈련을 하면서 동료들의 플레이를 지켜봐야 했다.



이번에도 이동국은 남아공 월드컵 출전을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 16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당한 부상 때문이다. 몸이 무거웠지만 월드컵 엔트리 진입을 위해 사력을 다해 뛴 게 도리어 화근이 됐다. 오른쪽 허벅지 근육을 다쳐 3주 진단을 받고 재활 중이다.



28일엔 가벼운 슈팅 훈련까지 소화했지만 허정무 감독은 “근육 부상은 다 나은 것 같아도 실전에서 순간적으로 힘을 주거나 방향 전환을 할 때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기자들이 이동국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자 허 감독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지만 경기장에서 뛸 선수가 필요하다”며 선을 그었다. 부상 선수를 끌어안고 가기는 힘들다는 메시지다.



에콰도르전에서 부상당한 이동국 대신 투입된 이승렬은 곧바로 쐐기골을 터트리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렬은 월드컵 대표팀의 마지막 한 자리를 두고 이동국과 경쟁하는 신세대 공격수다. 이동국이 빠지면 대표팀에는 타깃형 공격수가 없어진다는 게 약점이다. 하지만 이승렬처럼 기민한 공격수가 추가되는 게 한국의 장점을 더 극대화할 수 있다는 반론도 거세다.



지난해부터 허정무 팀의 중요 이슈였던 이동국의 대표팀 발탁 여부는 엔트리 발표를 눈앞에 둔 지금까지도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다. 이동국은 불안한 마음으로 30일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을 벤치에서 지켜봐야 한다.



글=노이슈티프트(오스트리아)=이해준 기자

사진=노이슈티프트=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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