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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지구상에서 사유재산제 가장 발달한 나라”

중앙일보 2010.05.23 11:37


“상하이의 역사는 160년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개항과 더불어 몰려든 숱한 사람과 돈,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온 이질적인 문화가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됐다. 영화 색계(色戒)에 나오는 보석상은 이 호텔에서 택시로 30분 떨어진 곳에 있는데 실제론 유대인이 운영하는 시베리아 모피점이었죠. …일본에 부역했던, 정보기관 76호의 최고책임자의 실제 모델인 딩모춘은 영화 주인공 량차오웨이보다 훨씬 잘생겼다.”

중앙일보 최고경영자과정, 상하이서 ‘김명호 교수 특강’



22일 오전 중국 상하이 스카이포춘 호텔 12층에서 있은 김명호(사진) 교수(성공회대 중국학과)의 ‘중국, 중국인’ 특강은 시간이 흐르면서 세미나실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김 교수는 21~23일 진행되는 제2기 중앙일보 최고경영자과정(JRI포럼)의 상하이 워크숍에 초청됐다. 이 워크숍은 중앙SUNDAY가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상하이 엑스포 인문학 제1차 여행’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중앙SUNDAY에 매주 ‘사진과 함께하는 김명호의 중국 근현대’(33면 칼럼)를 연재하고 있으며 열렬한 인문학 팬을 확보하고 있다. JRI포럼은 ‘시사와 경영’을 주제로 중앙일보가 제공하는 최고경영자과정이며 기업인, 관료, 전문직 등 각계 리더가 참여하고 있다. 이번 2기 해외 워크숍엔 38명이 참석했다. 다음은 김 교수의 강연과 일문일답 요지.



“중국은 역사적으로 세계에서 사유재산제도가 가장 먼저 발달했다. 중국식 사회주의라고들 하는데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중국식 자본주의라고 해야 맞다. 기본적으로 사회주의가 맞지 않는 국민성이 중국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백성들을 데리고 사회주의를 하려고 했던 마오쩌둥은 굉장히 고생을 많이 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마오쩌둥은 사회주의자가 아닐지 모른다. 그가 마르크스 자본론을 끝까지 다 읽어 봤는지도 의심스럽다. 마오쩌둥은 오히려 토머스 모어를 닮았다. 지독한 이상주의자였다. 평생 소란스러운 걸 좋아했던 시인의 면모도 있었다.



중국이 21세기 들어 어찌 이렇게 부쩍 성장했을까. 급작스럽게 성장한 측면도 있지만 사실 국가 성립 초기부터 숱한 인재들이 구름처럼 이 나라에 몰려들었다. 인재가 많았고 인재를 키웠다는 면을 무시하면 안 된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설립 당시 미 항공우주국(NASA) 등 해외에서 귀국한 최고급 두뇌의 과학자만 4700명이 넘었다.



이들은 애국심으로 똘똘 뭉쳐 건국의 이상을 실현하려 했다. 세계 4대 문명 중 다른 것들은 쇠퇴하고 있는데 중국만 강해지고 있는 원인을 찾아야 한다. 청조 말까지 1000년간 황제 앞에 알현한 진사의 수가 10만 명밖에 안 된다. 그만큼 이 나라에서 지식인의 사명감과 국난에서 이들의 역할은 막대했다.



-중국이 지금 강해 보여도 결국 분열로 쇠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는데.

“그건 중국을 역사적으로 보지 못하는 관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중국은 항상 통일된 상태에서도 분열을 염려했고, 분열과 통일을 반복해 왔다. 삼국지의 첫 머리를 보라. 합필리 이필합(合必離 離必合·합친 것은 반드시 흩어지고, 흩어진 건 반드시 합쳐진다). 지금의 중국은 한나라, 당나라보다 강한 통일국가다. 중국과 대만을 세운 세력(마오쩌둥, 장제스)은 국공합작으로 한 뿌리였다. 그들의 관계는 시작부터 뿌리가 달랐던 남북한과 다르다.”



박경덕=polee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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