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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잠수함 1960년대부터 한국 영해 넘나들어”

중앙선데이 2010.05.23 03:51 167호 4면 지면보기
북한 잠수정이 백령도 앞바다로 잠입, 천안함을 공격한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북한의 ‘남한 영해 불법 침입’이 1960년대부터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기록이 나왔다. 러시아 문서보관소(아르히브)에서 한국과 관련된 17년~80년 기간의 문서를 20여 년간 발굴해 온 모스크바대 한국학 센터 박종효(73·사진) 명예교수는 최근 러시아 연방 외무성 대한 정책 자료를 통해 이런 문서를 공개했다.

모스크바대 한국학 센터 박종효 명예교수

62년 12월28일~63년 5월4일 북조선 친중·반소 운동(1) (폰드 102, 오피시 19, 책 2권) 가운데 소련 대사 마스콥스키는 1월 13일자 일지에 소련 해군 전문가 아빌로프를 인용, 북한의 소련 해군의 역할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조선 인민군 해군의 대좌들이 여러 차례 아빌로프에게 부산까지 항해를 요구했다. ‘상부 명령 없이 갈 수 없으며 외국 해역이므로 남조선과 합의해야 한다’고 했으나 장교들은 ‘부산은 외국 해역이 아니라 조선의 해역’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연방 외무성 대한 정책 자료』
아빌로프는 ‘남조선 항해지역에는 많은 어선이 있어 소형 잠수함이 비밀 항해를 할 수 없다’는 설명을 덧붙였다”는 내용이다. 또 “조선 인민군 해군은 소련에 숨기는 것이 많으며 소련에서 교육을 받은 해군은 우리에게 침묵하고 있다. 소련 교관에게 받은 교육을 지금은 조선인이 하고 있다. 조선 해군 사령관은 기지에 상주하면서 잠수함을 탄다”고 기록했다. 박 교수는 “북한이 63년 소련에서 위스키급 잠수함 4척을 구입했으므로 사자마자 남한 영해 불법 침입에 나섰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범죄 경력이 50년 가깝다는 뜻이다.

당시는 북·소 관계가 악화되던 때여서 문서는 “지난 12월 노동당 총회가 있은 후 소련 해군의 활동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조선은 소련 해군 절반의 귀국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또 63년 5월 25일자 일지는 “조선에 소련인 350~400명이 있는데 온갖 수모를 당하고 있다…”고 기록했다.

박 교수는 러시아 아르히브에 소장된 문서 발굴 전문가다. 러시아어를 전공한 그는 한·러 수교 직후인 90년대 초 활동을 시작했다. 안중근, 헤이그 특사, 고려인 독립부대, 명성황후 시해사건 등 다양한 한반도 관련 문서를 발굴했다. 자료집은 또 대한항공 격추사건, 푸에블로호 사건 등도 정리했다. 박 교수는 러시아 국립문서보관소 소장 한국 관련 문서 요약집 러시아 연방 외무성 대한 정책 자료 등의 자료집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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