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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못 벌면 수수료 안 떼고, 쌀 때 알아서 펀드 더 사주고

중앙선데이 2010.05.23 02:58 167호 26면 지면보기
#미국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자산규모가 24억 달러(약 2조8000억원)에 이른다. 그동안엔 직접 자산을 관리했지만 올 1월에 ‘오프라 윈프리 네트워크’라는 케이블 채널을 출범시키면서 신경 쓸 일이 많아졌다. 그는 최근 미 로스앤젤레스의 갑부 엘리 브로드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피터 애덤슨을 고용해 자산관리를 맡겼다.
#델 컴퓨터 창립자인 마이클 델은 100억 달러 규모의 개인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 ‘마이클 델 MSD캐피털’을 만들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초 2008년 7월 파산한 미국 모기지 은행인 인디맥을 조지 소로스가 관리하는 펀드 등과 함께 139억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증권사 자산관리 서비스 100% 활용법


#에이티넘파트너스의 이민주 회장은 한국에서 가장 현찰이 많은 남자로 통한다. 자산 규모가 1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 투자회사 에이티넘파트너스를 두고 있다.
 
내 돈만 전담으로 맡아 굴리는 사람(혹은 회사)을 둔다. 거부들의 자산관리 방식이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에게는 언감생심이다.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 전문 지식이 없다 보니 자산관리에 서툴고 시행착오가 많을 수밖에 없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그랬다. 대응도 못하고 매일 자산가치가 줄어드는 걸 지켜봐야만 했다. 펀드 등 금융상품을 팔았던 은행·증권사 등 판매사들은 “어쩔 수 없다”는 대답만 내놓았다. 투자자들이 배신감을 느낀 것은 당연하다.

투자자들에 대한 반성의 마음을 담아 내놓은 게 요즘 증권사들이 선보이는 자산관리 서비스다. 펀드만 파는 게 아니라 사후 서비스를 꾸준히 해주고 나아가 고객의 자산을 전체적으로 관리해 준다는 것이다. 펀드 판매사 이동제가 실시되면서 은행·보험 등 다른 금융기관의 고객들까지 끌어오겠다는 전략도 담겨 있다.

선두주자는 한국투자증권이 내놓은 ‘아임유(I’M YOU)’다. 고객 자산을 투자 성향과 시황 등을 고려해 주식·채권·펀드 등에 알아서 분산투자해 주는 자산관리 상품이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금융위기 과정에서 시장이 좋지 않을 것을 예상하면서도 회사 수익을 고려하다 보니 고객들에게 주식이나 펀드를 팔라고 적극 권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객의 이해와 회사의 이익이 함께할 수 있도록 금융상품의 철학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임유는 운용 수수료를 상품에 가입하자마자 떼는 게 아니라 운용이 끝나면 일괄적으로 뗀다. 기존에는 주식이나 펀드를 자주 샀다 팔아야 회사 수익이 늘어났지만 아임유는 고객 자산을 불려야 회사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3월 초에 상품이 나온 이래 영업일 기준으로 매일 100억원 가까운 돈이 들어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1999년 설립 당시부터 ‘종합자산관리회사’를 목표로 삼고 일찌감치 자산관리 서비스 ‘어카운트(ACCOUNT)’를 내놨다.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위해 자산운용컨설팅본부를 따로 두고 있을 정도다. 이 본부에는 자산관리 전문가(에셋매니저)뿐 아니라 회계사·세무사·부동산컨설턴트 등까지 속해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이 강조하는 것은 글로벌 네트워크다. 홍콩에 설치한 글로벌 리서치센터를 통해 세계시장에 분산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기획하고 제안해 고객들에게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삼성증권은 그간 주로 고액 자산가들에게 초점을 맞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 자산관리 브랜드 ‘POP’를 출시하면서 자산관리의 대중화에 나섰다. 직원 개인(PB)의 능력에 의존하던 서비스를 본사의 컨설팅 시스템과 연계했다. 과거 투자한 펀드별로 정기적으로 받아보던 운용보고서에서 나아가 본인이 투자한 주식·펀드·채권 등 금융자산 전반에 대한 포트폴리오 운용 현황과 향후 전망을 총망라한 ‘POP보고서’를 수시로 제공한다.

대우증권의 종합자산관리 브랜드 ‘스토리(STORY)’는 ‘고객의 삶이 담겨 있는 모든 자산은 소중히 관리돼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에 두고 있다. 이런 정신에 따라 불완전 판매된 펀드에 대해서는 펀드 가입 후 15일 이내에 환매를 요청(펀드 리콜)하면 투자 원금을 모두 돌려준다. 또 전문 펀드평가사인 ‘제로인’과 제휴해 투자자의 펀드가 어느 곳에 분산투자돼 있는지 알 수 있도록 자산별·국가별·업종별·통화별 자산편입 비율을 분석해 준다. 전문 펀드상담팀을 구성해 투자자가 원하는 시간에 무료로 전화 상담을 해준다.

통합적인 자산관리가 목표라지만 핵심은 펀드다. 전문가가 대신 돈을 굴려준다는 개념이 자산관리와 일맥상통한다. 특히 펀드 판매 후 사후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매달 일정액을 나눠 투자해 위험을 줄여주는 적립식 펀드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 일명 ‘서프라이스 적립식 자동매수 서비스’다. 간단히 말해 쌀 때 더 산다는 전략이다. 고객이 이 서비스에 가입하면 매월 투자금과는 별도로 코스피지수가 전달에 비해 일정 수준(1·2·3·5% 중 선택) 이상 떨어지면 추가로 더 살 수 있게 했다. 쌀 때 많이 사기 때문에 평균 매수 단가를 낮출 수 있다.

대신증권은 금융주치의로서 자신들에게 펀드를 믿고 맡기라는 의미로 ‘빌리브’ 서비스를 선보였다. 보유 펀드의 진단에서부터 추천까지 펀드 건강을 종합적으로 책임진다. 투자 금융상품에 대한 진단, 시장대응방안, 리스크 관리, 시장 핵심 변수 분석자료 등을 제공한다. 특히 이 서비스에 가입하고 다른 금융회사에서 펀드를 2000만원 이상 이동해 오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를 최고 9%까지 준다.

현대증권은 펀드 투자에 ‘초이스&케어’ 서비스를 도입했다. 강점은 현대증권만의 ‘펀드레이팅시스템(FRS)’이다. 기대상승률·배당수익률·매출액성장률·주당순이익(EPS)성장률 등 기업 분석에 쓰이는 일곱 가지 펀더멘털 지표를 펀드에도 적용해 펀드를 평가한다. 펀드 교체와 선택에 기준을 제시해 준다. 특히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초이스&케어 프리미어’ 서비스는 PB뿐 아니라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 그룹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 투자컨설팅을 제공한다.

동양종금증권은 자산관리는 전 생애에 걸쳐 이뤄져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이 회사의 ‘WMS(종합자산관리시스템)’는 자녀교육비·결혼·은퇴 등 시점에 맞춰 필요한 돈을 준비할 수 있도록 재무설계를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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