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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 기록 31년 보유 서말구씨 쓴소리

중앙일보 2010.05.20 20:32 종합 32면 지면보기
서말구씨
기대를 걸었던 육상 남자 100m 한국기록 경신이 또 무산되자 서말구(한국기록 보유자) 전 대표팀 총감독이 입을 열었다.


“볼트의 훈련량은 상상 초월한다 … 죽도록 뛴다지만 한국 아직 멀어”

20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다.



그는 대뜸 “뛰는 거 봤죠”라고 되물었다. 이어 “될 것 같습디까. 어때요?”라고 재차 질문했다. 이대로는 신기록이 어림없다는 뜻이었다.



19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국제육상대회에 한국의 간판 스프린터들이 총출전했으나 가장 빠른 기록이 여호수아의 10초48일 정도로 저조했다. 31년 전 서말구 전 총감독이 세운 한국기록(10초34)에 0.14초나 뒤졌다.



서 전 총감독은 우사인 볼트(24·자메이카)를 본받으라고 했다. 볼트처럼 빨리 뛰라는 얘기가 아니라 볼트만큼 훈련하라는 뜻이었다. 그는 “볼트는 월등한 체력조건임에도 상상을 초월하는 훈련량을 소화한다. 우리도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선수들도 죽도록 훈련한다고 말하지 않느냐”고 하자 그는 “본인들 말로는 그렇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아직 멀었다. 시설 탓, 지원 탓 하며 스스로와 타협하고 있는 건 아닌지 냉정하게 되돌아보라”고 반박했다.



서 전 총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정신자세를 조목조목 질타했다. “볼트는 키가 커 출발이 늦은데도 후반 30m에서 어마어마한 폭발력을 낸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은 반대다. 초반 30m에 목숨을 건다”고 했다. 이날 한국 선수들은 볼트 등 해외 스프린터와 초반까지 대등한 레이스를 펼치다 중반부터 눈에 띄게 격차가 벌어졌다. 서 전 총감독은 “마지막 50m를 잘 뛰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후반 레이스에서 기록 단축의 열쇠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 전 총감독은 볼트의 긍정적인 마인드도 배울 것을 충고했다. 그는 “볼트는 레이스 이전에 훈련을 즐긴다. 힘든 순간을 즐기는 게 진짜 즐기는 것”이라고 했다. “고된 훈련을 견뎌냈을 때 레이스를 즐길 수 있고, 그래야 좋은 기록이 나오는 법이다”고 덧붙였다.



김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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