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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북한 어뢰엔 … 이번엔

중앙일보 2010.05.20 02:06 종합 1면 지면보기
천안함 침몰 사건을 조사 중인 국방부 민·군 합동조사단이 침몰 해역에서 수거한 어뢰의 부품에서 ‘1번’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19일 밝혔다. 합조단은 지난주 쌍끌이 어선을 동원해 거의 온전한 형태의 어뢰 뒷부분을 수거해 구동축에서 ‘1번’ 표기를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관계자는 “7년 전 서해에서 우리 군이 수거한 북한의 훈련용 어뢰에서도 이번에 발견된 표기와 아주 흡사한 ‘숫자+한글’의 두 글자를 확인했다”며 “두 표기의 조합과 글씨체 등을 비교·분석한 결과 거의 같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훈련용 어뢰에는 ‘4호’로 표기돼 있다고 다른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수거한 어뢰 부품의 부식 상태를 분석한 결과 천안함 절단면의 부식 상태와 거의 같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에 따라 과거에 터져 남겨져 있는 파편일 수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파편에 ‘숫자 + 한글’ 적혀 있어 … 이런 표기는 북한 뿐
어뢰 조각 부식 상태도 천안함 절단면 녹슨 상태와 같아
천안함 오늘 발표 … ‘북 무력공격에 의한 도발’ 규정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 어뢰의 결정적 근거는 합조단이 발견한 한글과 숫자가 조합된 표기”라고 확인하면서 “한글을 사용하는 국가가 한국과 북한밖에 더 있느냐.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에 의한 것임을 결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말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어뢰의 부품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2007년 남미에 무기를 수출하기 위해 돌린 카탈로그 속에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파편에 쓰여 있는 ‘1번’의 의미는 북한이 이 어뢰를 수출하기 위해 독자 개발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군 합조단은 이 표기와 천안함 함체 등에서 검출된 옛 공산권 사용 화약성분 등을 근거로 천안함이 북한 어뢰의 공격에 의해 침몰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20일 이를 공식 발표한다. 합조단 관계자는 “어뢰의 폭약 크기도 증거가 될 수 있는데 분석 결과 북한이 보유 중인 250㎏의 중어뢰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합조단은 발표문에서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무력공격에 의한 도발’로 규정할 것이라고 또 다른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0일의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 직전에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과 통화를 하고 조사 결과를 알려 주는 한편 향후 한·미 대응책을 협의한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주한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오찬 강연에서 “천안함은 어뢰 폭발로 침몰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30여 개국 대사를 상대로 한 천안함 조사 결과 사전 브리핑에서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음을 알려 주는 ‘결정적 증거(compelling evidence)’를 민·군 합동조사단이 확보했다”는 취지로 대사들에게 설명했다.  



서승욱·정용수·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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