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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그림 함께 그리며 친구 됐어요”

중앙일보 2010.05.20 01:43 종합 16면 지면보기
19일 일본 히로시마시 노보리초 소학교에서 한·일 학생 240여 명이 만났다. [히로시마 시립대 제공]
‘원폭(原爆)의 도시’ 히로시마(廣島)에 한국과 일본 초등학생들 사이 우정의 꽃이 피었다. 19일 히로시마시 노보리초(幟町) 소학교 강당에선 이 학교와 서울 계성초등학교 학생들의 교류회가 열렸다. 양교 5~6학년 학생 240여 명은 명함 교환, 카드게임 등을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우정을 쌓는 시간을 가졌다.


한·일 초등학생 240여 명 밑그림·색칠 교환해 작품 완성
히로시마 거리에 벽화로 탄생

이들이 직접 얼굴을 맞대고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구면인 것처럼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500여 장의 물고기 벽화를 함께 제작해 왔다. 노보리초 소학교 학생들은 히로시마 시내에 걸릴 벽화의 밑그림을 그려 한국으로 보냈다. 계성초등학생들은 이 밑그림에 색칠을 했다. 또다시 바다를 건너 일본으로 간 물고기들은 노보리초 소학교 학생들의 마무리 장식으로 완성됐다. 교류회가 열린 강당에서 양교 학생들은 통역사들의 도움을 받아 벽화를 만들면서 생긴 에피소드를 주고받았다. 학생들은 이어 히로시마 도심의 지하상가 샤레오의 벽화를 찾았다. 계성초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선 탄성이 터져나왔다. “내가 만든 물고기가 여기에 걸려 있네.” “와! 내가 상상했던 물고기 모습 그대로야.”



노보리초 소학교의 아소 마유(6학년)는 “얼굴을 본 적도, 이야기를 해본 적도 없는 한국 친구들과 함께 물고기 그림을 그리고 e-메일을 주고받는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즐거웠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해 온 김태욱 히로시마시립대 국제학부 교수는 “한·일 학생들이 만든 벽화의 바다 생물처럼 두 나라가 자유롭게 교류하는 사이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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