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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복제약 값 조사 ‘부실 진단’

중앙일보 2010.05.20 01:28 종합 22면 지면보기
외국의 오리지널 신약을 복제한 국산 제네릭의 가격이 선진국에 비해 높다는 보건복지부의 조사 결과가 19일 발표됐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최근 3~4년 사이에 값이 인하된 제품을 빼고 산출돼 신뢰성에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서 요청하자 무리한 발표
2006년 이후 판매된 제품 빠져
상당수 선진국보다 비싸게 나와

복지부는 국산 80개 약품 성분군(효능·제형 등이 같은 약)과 미국·일본·영국 등 15개 선진국의 제네릭 가격을 비교했다. 그 결과 미국 달러 기준 평균 가격은 한국이 12~14위로 저렴한 편이었다. 하지만 구매력과 물가 수준 등을 고려한 산술평균 가격(PPP 기준)은 3위, 여기에다 사용량을 감안하면 1위로 껑충 뛰었다. 우리나라의 생활 수준을 감안하면 선진국보다 훨씬 비싸게 약을 먹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2006년 12월 약가 적정화 대책 시행 이후에 시판된 대부분의 약이 빠져 있다. 그 전까지 복제약 가격은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신약의 80~90%에서 결정됐고 개선 이후에는 68%로 뚝 떨어졌다. 올 3월에는 54%까지 책정토록 바뀌었다. 적정화 대책 이후 시판된 복제약은 4807개로 전체 복제약(1만2478개)의 38.5%에 달한다. 이런 약을 빼다 보니 선진국에 비해 비싸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번 조사에는 2006년 12월 이후 시판된 라모트리진을 비롯한 5개 성분의 약은 포함돼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시판된 약이 다른 나라에 없는 경우가 많아 어쩔 수 없이 뺐다”며 “(이번 조사 결과가) 최근의 약가 상황을 반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인정했다.



복지부가 이번 자료를 낸 이유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이 제네릭 가격 조사를 요청했고 전재희 복지부 장관이 이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신성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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