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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명 중 아홉이 “학력 인플레 심각”

중앙일보 2010.05.20 01:26 종합 24면 지면보기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를 쓰고 ‘가방끈(학력)’을 늘리려는 이유는 뭘까. 10명 중 7명꼴(67.3%)로 ‘학력·학벌 위주 사회구조와 학력 중시 풍토’ 때문이라고 꼽았다. 평생 학벌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사회구조가 고학력을 강권한다는 것이다.


“서열화 구조 때문에 학벌 선호” 67%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대학생·대학교수 등 홈페이지 회원 66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학력 인플레의 주 원인으로 ‘학력 간 임금격차’(6.3%)를 꼽은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는 ‘수입’이란 단순한 이유보다는 명예·자존심 등 때문에 더 좋은 학력을 지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응답자 10명 중 9명은 이미 우리나라가 심각한 학력 인플레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미취업 석·박사 학위자가 늘어날 때’(38.4%)와 ‘전공 불일치와 학력 하향 취업이 많아질 때’(29.18%)를 이 같은 느낌을 받는 시기로 답했다.



응답자들은 학력 인플레로 인한 사회적 폐해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했다. 응답자의 48.8%는 ‘교육투자 낭비’를, 22.7%는 ‘취업 준비기간 연장에 따른 노동력 상실과 성장 잠재력 훼손’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또 지난해 대학생이 300만 명, 박사학위 취득자만 1만 명을 넘어선 데 대해 응답자의 85%가 경제활동 인구 수나 산업 수요에 비해 ‘인적자원이 너무 많다’고 답했다. ‘적절하다’고 답한 비율은 9%에 불과했다.



‘괜찮은 일자리’를 선호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10명 중 4명이 "신분(정규직, 비정규직)에 따른 차별이 커져서”라고 답했다. ‘괜찮은 일자리’는 평균 임금의 1.5배 이상을 받으며, 주당 18~50시간 일하는 경우로 규정했다. 21%는 ‘임금 격차’를, 17%는 ‘일자리 상향이동이 어려워서’를 이유로 들었다.



학력 인플레 해소책으로는 ‘취업·승진·임금 책정 시 학력요건 철폐’(26.8%)를 가장 최우선 과제로 들었다. ▶중소기업 작업환경 개선 ▶고용확대 노력 우수 지자체에 교부금 분배 ▶미취업 이공계 석·박사 인력 지원 등도 주요 해결책으로 꼽았다.



하지만 학력 인플레에 대한 지나친 우려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응답자의 30%가량은 “ 학력은 국가 자원이며 개인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척도”라며 “ 개인의 정신적 만족도까지 무시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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