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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데이비슨은 루이뷔통 같은 명품입니다”

중앙일보 2010.05.20 00:17 경제 15면 지면보기
강원도 태백시에서 열린 코리아 내셔널 호그 랠리에 참가한 할리데이비슨의 브루스 모타 매니저.
“할리데이비슨(이하 할리) 모터사이클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루이뷔통 가방과 같은 럭셔리 아이템 중 하나다. ‘자유와 개성’으로 대표되는 미국 문화를 파는 것이다.”


코리아 호그 랠리 참가 ‘할리’ 국제 담당 매니저

미국 대형 모터사이클 업체인 할리의 동호회인 호그(H.O.G.:Harley Owners Group)를 담당하는 브루스 모타(53) 국제담당 매니저가 방한했다. 그는 14일부터 3일간 강원도 태백시에서 열린 12회 코리아 내셔널 호그 랠리에 참가했다. 이 행사에는 전국 각지에서 400여 명의 회원이 참가해 투어에 나섰다. 그는 “최고의 스포츠카인 페라리를 구입해도 할리처럼 동호회원이 모여 함께 즐기고 어울리는 기쁨은 없다. 호그는 어떤 상품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할리만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호그는 1983년 미국에서 생겨났다. 당시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일본 메이커의 미국 공략으로 할리는 사실상 부도가 났다. 이때 할리를 되살린 게 동호회였다. 호그가 결성돼 자본을 유치, 할리를 재건시켰다. 그러면서 호그는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갔다. 현재 130개국에 110만 명의 회원이 가입했다. 여성 비율은 11% 정도다. 한국에는 1200명의 회원이 있는데 여성은 아직 1%에 불과하다. 호그에 가입하려면 할리 모터사이클을 구입한 뒤 45달러(약 5만원)를 내면 된다.



호그 운영에 대해 모타는 “할리는 동호회에 원칙적으로 비용을 지원하지 않는다. 단지 호그 간부들에게 운전교육이나 시승 기회를 제공하면서 그 비용을 부담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할리는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영업이익률이 20%에 달했다. 모터사이클 업체 가운데 단연 선두였다. 호그 회원들이 주변 친지들에게 할리를 구매하도록 하는 영업사원과 홍보요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영업비용을 거의 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할리는 군대 스타일의 의류 등 독특한 액세서리(소품) 판매가 전체 매출의 20%를 넘는다. 의류나 액세서리가 멋있어서 모터사이클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상당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모타는 “액세서리는 예비 고객이 할리 브랜드에 발을 들여놓게 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할리의 엔진 소리는 말을 달릴 때 나는 말발굽 소리와 비슷하다. 모타는 “역삼각형 형태로 생긴 프레임에 V형 쌍둥이 엔진을 얹다 보니 서로 엇박자로 소리를 내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모타는 한국 호그 발전에 대해 “장거리 투어 때 누구보다도 교통 신호를 잘 지키면서 안전한 운행을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할리는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해 매출액이 42억8700만 달러(약 4조9000억원)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매출도 10억3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 줄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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