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작게 … 싸게 … 실수요자 겨냥 … 요즘 아파트 분양 ‘3대 트렌드’

중앙일보 2010.05.20 00:05 경제 9면 지면보기
‘크기는 작게, 가격은 낮추고, 실수요자를 겨냥해…’. 요즘 민간아파트 분양시장에서 나타나는 두드러진 트렌드다.



최근 들어 분양이 잘 되지 않자 수요자 잡기에 나선 건설업체들이 찾은 해답일 수도 있다. 주택시장에 투자자는 사라지고 내집 마련 수요자들만 남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전형적인 형태가 분양가를 내리거나 중소형(전용 85㎡ 이하) 중심의 실속형 상품을 구성하는 것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 팀장은 “집값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시세차익을 남기기 위한 투자 대상으로서의 집 가치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작은 게 잘 팔린다=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중소형 비중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자금 부담이 덜한 데다 수요층이 두꺼워 분양이 비교적 잘 되기 때문이다. 쌍용건설은 이달 초 부산시 금정구에서 분양한 쌍용예가의 중소형 비율을 55%로 잡았다가 81%로 늘렸다.



쌍용건설 건축기술부 서원석 팀장은 “중대형 고급 단지로 짓기로 했던 당초 계획을 바꿔 실수요자가 많이 찾는 전용 85㎡형 비중을 늘렸다”고 말했다. 부산은 미분양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이 단지는 1~3순위에서 최고 6.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포스코건설은 다음 달 초 분양할 대구시 동구 이시아폴리스의 중소형 비율을 50%에서 80%로 늘리기로 했다. 대개 중대형(전용 85㎡ 초과) 위주로 건설되던 민간 도시개발사업장도 중소형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SK건설이 6월께 분양할 수원시 장안구 SK스카이뷰는 중소형이 80%나 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도시개발사업지는 대부분 중소형이 50% 미만으로 이뤄졌었다.



◆분양가는 내리고=가격 경쟁력 확보는 분양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대우건설이 인천 송도에서 분양 중인 글로벌캠퍼스푸르지오는 상한제 대상에서 빠졌지만 분양가는 앞서 나온 상한제 단지 수준(3.3㎡당 평균 1300만원 선)이다.



이달 초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지구에서 분양된 한화꿈에그린 분양가(3.3㎡당 평균 1050만원)는 지난해 별내지구에서 나온 단지보다 3.3㎡당 100만원 정도 싸다. 계룡건설산업이 지난달 초 고양시 삼송지구에서 내놓은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1120만원으로, 앞서 나온 단지들보다 3.3㎡당 평균 50만원 정도 쌌다.



대우건설 최영태 분양소장은 “미분양이 여전히 많은 데다 주택시장이 위축돼 있어 입지·상품 경쟁력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소비자들이 외면한다”고 설명했다.



◆외지인 청약자 줄고=청약자 중에서 실수요와 투자수요를 가려내기는 어렵지만, 업체들은 대체로 외지인 청약자들을 투자수요로 본다. 그런데 요즘 이런 외지인 청약자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집값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값싼 보금자리주택이 쏟아지면서 시세차익 기대가 작아진 때문이다.



실제 인천 송도의 경우 지난해 5월 나온 더샾하버뷰Ⅱ는 전체 청약자 중 외지인(인천 거주 제외)이 차지하는 비율이 41.3%였다. 하지만 18일 1순위 청약 신청을 받은 글로벌캠퍼스푸르지오는 외지인 비율이 32.9%로 낮아졌다. 수원 광교신도시와 별내지구 등지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대림산업 유제규 분양소장은 “종전에는 집값이 얼마나 오를지를 묻는 상담이 많았으나 요즘에는 내부 구조나 주거 편의성 등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더 많다”며 “이 때문에 실수요자들을 겨냥해 마케팅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