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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후진타오 발표문에 천안함은 뺐다

중앙일보 2010.05.08 02:15 종합 1면 지면보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과 후 주석과의 정상회담 내용을 7일 처음으로 보도하며 사진도 함께 전송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기간 동안 북한 측이 천안함 침몰사건과 자신들이 무관하다는 입장을 중국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정부는 7일 오전 류우익 주중 대사에게 김 위원장의 방중 내용을 브리핑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전달했다고 정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은 ‘천안함 침몰은 우리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중국에 밝혔다”며 “하지만 이런 얘기를 김 위원장이 했는지 다른 북한 인사가 했는지 등에 대해선 중국 측이 자세히 설명해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한 김 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대화 내용엔 천안함 사건과 관련된 발언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북, 방중 기간에 “천안함 우리와 무관” 설명 … 중국, 한국에 알려와
6자회담 놓곤 김정일 “유리한 조건 희망” 후 주석 “참가국 노력해야”

통신은 대신 김 위원장이 북·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6자회담 복귀의지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6자회담 복귀의지를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전제조건 및 시기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그의 6자회담 관련 발언은 천안함 사건으로 비롯된 수세 상황에서 탈출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유관 당사국들과 함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유리한 조건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후 주석은 “(2005년에 합의된) 9·19 공동성명에 근거해 한반도 비핵화의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합의했다. 또 “6자회담 당사국들이 6자회담 프로세스 추진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후계자로 내정된 3남 정은을 의식한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앞 세대 지도자들이 만들고 키운 전통적 우의는 시간이 가고 세대 교체가 있더라도 변화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세대 교체 발언의 행간에는 중국 지도부에 선문답하듯 후계자를 소개하고 지지를 요청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후 주석에게 “호혜의 원칙에 따라 중국 기업이 투자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이례적으로 투자를 부탁했다.



김 위원장은 7일 오전 선양(瀋陽)에서 항미원조열사릉(抗美援朝烈士陵)을 참배한 뒤 이날 오후 4시25분(서울시간 5시25분) 전용열차를 타고 북한으로 넘어갔다.



한편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중국 정부가 현지시간으로 7일 오전 8시(서울 오전 9시)에 ‘한·중 관계를 중시해 김 위원장의 방중 결과를 한국 정부에 가장 먼저 통보하는 것’이라며 관련 내용을 류 주중대사에게 브리핑했다” 고 설명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서울=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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