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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 포기제', 졸업앞둔 대학생들에게 야누스의 두 얼굴

중앙일보 2010.05.07 18:43
“졸업이 얼마남지 않았는데 평점이 낮아 걱정이예요..안좋은 학점은 재수강을 해서 전부 지워버리고 싶지만 지금 4학년이고 하니 그것에도 한계가 있고...다른 학교에는 있는 학점 포기제가 우리학교에도 있으면 좋았을텐데..”



졸업을 앞둔 서울 D대학교 4학년 김모(25.컴퓨터공학과 4학년)씨는 최근 졸업평점 때문에 고민이 많다. 김씨가 원하는 것은 학점포기제. 학점 포기제란 전체 수강학점이 졸업요건을 충족하고 남을 경우에 한해 기대에 못 미치는 학점을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결과적으로 전체 학점의 평점을 높일 수 있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이른바 ‘취업스펙’의 기본 요소인 학점을 높이기 위해 학점포기제 도입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학점포기제는 학점 인플레를 부추겨 학사질서를 문란케하는 등 교육상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또 교수의 학점부여권한을 축소시키고 학생들 사이에 학점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의견도 있다.



이화여대는 지난 2005년 6학기 이상 수료자에게 1회에 한해 최대 6학점을 포기할 수 있도록 하는 학점포기제를 시행했다. 이화여대 교무처 학적과는 학점 포기제 실시 이후 매 학기 평균 972여명의 학생이 4740학점을 포기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제도가 학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대학 재학생 정모(22.물리학과 3년)씨는 “학점포기는 학생이 당연히 선택할 수 있는 권리다. 학교측은 비싼 등록금을 내는 학생들을 생각하고 위한다면, 이러한 제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학점포기제는 고려대, 건국대, 단국대, 한양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덕성여대, 아주대, 대진대등 서울,경기지역 10여개 대학과 부경대, 배재대, 신라대, 한남대, 목원대, 서원대등 일부 지방대에서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학점포기제를 실시하지 않는 학교도 많다.



명지대의 경우, 2002년 학점포기제를 실시했으나 2004년에 이를 폐지하고 대신 재수강 제도를 도입하였다. 명지대 학사 지원팀 관계자는 “2003년도 초 공영방송에서 대학학점 신뢰에 관한 보도가 있었다. 이 때 우리 대학은 학생들 성적에 투명성과 융통성을 높이기 위해 학사제도를 개선하였다"고 소개하고 "대학교는 교육과 학업을 제공하는 기관으로서, 취득한 성적을 아무조건없이 삭제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보다는 재수강케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돼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부산대의 경우도 2001년부터 학점포기제를 실시했으나 한학기 학점포기 신청이 평균 4000여건에 이르고 학점 취득에 유리한 과목에만 수강생들이 몰리는 등 면학분위기가 흐려지고, 이같은 제도로 인해 학점 인플레 현상이 일어나 결국 지방대 졸업생들이 취업에서 되레 불이익을 당한다는 이유로 2005년도부터 이 제도를 전면 폐지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명지대 재학생 김모(25. 디지털미디어학과 3학년)씨는 “솔직히 학점 인플레가 넘쳐나는 요즘 학점포기제를 폐지하는 것은 학생들의 학업열정에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같은 대학 최모(23.문예창작학과 3학년)씨는 “요즘같이 취업하기 힘든 상황에 대학이 학생들의 성공적인 사회진출을 진심으로 바란다면 학점포기제를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 학점포기제가 없는 학교의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고있다”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명지대 임재민 대학생기자



[*이 기사는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와의 산학협력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정 내용이 조인스닷컴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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