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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Special] 김수현의 사람과 언어

중앙일보 2010.05.07 15:07 주말섹션 4면 지면보기
‘언어의 연금술사’. 김수현에게 붙여진 대표적인 수사다. 드라마마다 명대사들을 쏟아낸다. 한 인물을 압축해 보여주거나 인생에 대한 성찰을 담아 시청자의 폐부를 찔렀다. 특히 ‘말’이 억압된 1970~80년대 김수현 드라마의 속사포 대사들은, 대중에게 거의 유일하게 ‘속 시원한 말의 쾌감’을 안겼다.


“저 싫은 건 안 하는 게 무슨 사랑이냐, 주둥이로만 하는 사랑이지”

김수현은, 말하자면 한국 방송드라마에 처음 언어적 감수성을 발화시킨 작가다. 그의 명대사들을 모아봤다.



‘인생은 아름다워’



# 여자친구 유민에게 커밍아웃하는 송창의. “나는 내가 많이 싫고 많이 슬펐어. 항상 남모르는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 같고 저주받은 것 같았지. 나와 세상을 속이고 살아볼까도 했지만… 나를 부정하는 게 인정하는 것보다 더 힘들었어.” 유민. “너 가여워서 내 마음이 아파. 너는 그렇게 태어났고 그게 니 인생이야. 가슴 펴고 살아. 내가 더 많이 사랑해줄게, 친구로.”



# 남편을 미워하는 김용림. “내가 당하고 산 세월도 전생의 업이겠지만 이렇게 미워하는 것이 또 업이 될 텐데, 자비도 무심도 안 되니 무슨 소용인가.”



# 직장일로 스트레스 받는 동생(김상중)을 위로하는 김영철. “별별 사람 각양각색 인간들 집합체가 세상이다. 우리 자신이 그 각양각색 중 한 사람이고.”



# 남편의 반대에도 낙태하려는 손녀에게 김용림. “저 싫은 건 안 하는 게 무슨 사랑이냐. 주둥이로만 하는 사랑이지.”



‘엄마가 뿔났다’



# 엄마 김혜자의 독백. “늙어가는 부모님에 대한 연민이 없는 자식은 부모를 쓸쓸하게 만든다.” “자식이 나 죽는 날까지 얼마나 무거운 십자가인지 알 날이 있을 거다.” “찌들어 살다 보면 한때 좋았던 게 웬수 같단 말이야.” “누군들 자기 인생이 마음에 들까.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알면서도 나는 내 인생이 정말 마음에 안 든다.”



‘내 남자의 여자’



# 친구(김희애)에게 남편을 빼앗기게 된 배종옥. “행복하냐”는 김희애의 질문에. “행복이라는 감정은 순간 지나가는 감정이잖아. 편안한 건 알맞은 온도의 목욕물에 들어앉아 있는 것처럼 느긋하고 기분좋은 거고. 그래서 나는 행복보다는 편안한 감정이 더 좋아. 행복이라는 단어는 금방 사라질 수 있고 금방 불행으로 바뀔 수도 있을 것 같고.”



‘청춘의 덫’



# 배신한 애인을 향해 심은하. “부숴버릴 거야.” 김수현이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꼽은 대사. “그 대사를 쓸 때는 잠깐 멈췄었다. ‘매장시킬 거야’ ‘망하게 만들 거야’ 등을 고심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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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김수현
(金秀賢)
[現] 방송작가 194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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