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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방부터…"…지방선거 도전 몽골출신 아줌마들

중앙일보 2010.05.07 14:36
왼쪽은 충북도의원선거에 나서는 체체수그렌(38)씨. 오른쪽은 경기도의회선거에 도전하는 이라(33)씨. 둘다 몽골출신 결혼이민여성이다.


"선생님한테 하고 싶은 말을 써서 보내라는데 맞춤법을 틀릴까봐 못 적겠더라구요. 학교 알림장은 또 어찌나 어렵던지…."



성남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일하는 몽골출신의 이라(33·여)씨는 이번 6·2 지방선거에 한나라당 경기도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나선다. '다문화 후배 엄마'들에게 자신이 겪은 어려움을 되풀이하지 않게 해주고 싶어서다. 2003년 남편(50)과 결혼하면서 시작한 한국생활은 가시밭길이었다. "남편은 몽골에서 사업을 했기 때문에 저와 어느 정도 몽골말로 의사소통이 가능했어요. 하지만 저는 한국말을 전혀 몰라서 힘들었죠."



국민참여당 충북도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는 역시 몽골출신의 체체그수렌(38·여)씨는 1998년에 입국한 1세대 결혼이민여성이다. 당시만 해도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적었을 때다. "주변에 중국 분들만 조금 있는 정도였어요. 고충을 나눌 곳이 별로 없었죠." 지금은 울란바트라 사범대에서 몽골어를 전공한 경력을 살려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통·번역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유치원이나 학교에 강연을 하러 가면 한반에 한두명은 꼭 다문화 가정 아이들"며 "나처럼 이제 학교에 들어간 자녀를 둔 다문화 가정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두 후보는 당선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로 모두 '공부방 만들기'를 꼽았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다문화가정이 많아 일을 하고 싶어하는 여성들이 많다는 것. "일을 나가있는 동안 아이들을 봐주고 공부도 시켜줄 공부방을 만들고 싶어요. 아이들 공부 걱정은 다문화 엄마들도 똑같이 하거든요. 한국말이 서투르니까 아이들이 초·중·고 올라갈수록 공부를 돌봐줄 곳이 절실해요."



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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