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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방중 성격 ‘수행원’ 보면 알 수 있다

중앙일보 2010.05.07 03:00 종합 4면 지면보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수행 인물은 방문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잣대다. 방중 일정 나흘째인 6일까지 김 위원장을 동행하고 있는 고위급 인물은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노동당의 최태복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대남 담당) 정도다. 도착 첫날인 3일 다롄(大連)시 푸리화(富麗華)호텔에서 잡힌 영상에 등장한 이들 외에 다른 인물들의 움직임은 제대로 포착되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의 철저한 보안 탓에 공식 수행원 명단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다.


방중길 누가 왜 동행

가장 주목을 끄는 인물은 김영춘이다. 그는 2000년 이래 김정일의 다섯 차례에 걸친 방중에서 네 번을 수행했다. 이번의 경우 천안함 사태와 북·중 군사 협력 논의 차원에서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북·중 간 고위급 인물의 교류는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최태복 비서는 앞서 네 차례의 방문 때는 수행하지 않았다. 과거 황장엽 전 비서가 맡아온 국제업무 외에 교육 분야도 맡고 있는 그는 지난해 10월 베이징을 방문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단독 요담을 할 정도로 북·중 문제와 관련해 중책을 맡아왔다. 당시 면담이 김정일의 이번 방중과 맞물려 있을 수 있다.



당 국제부장 출신의 김양건 통전부장은 중국통이다. 북·중 관계의 축인 당 대 당 관계를 관장해왔다. 천안함 사태 등 최근 남북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조언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수행했을 수 있다. 특히 외자 유치를 책임진 조선대풍국제그룹의 초대 이사장을 맡아 중국의 대북 투자를 끌어내야 한다는 점이 고려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비공개 수행 인물도 관심거리다. 북한에서 핵문제를 총괄하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수행원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북·중 정상회담 의제에 6자회담 재개 문제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영일 총리가 방중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 2004년과 2006년 김정일 방중 때는 박봉주 당시 총리가 수행했다.



관계당국은 북한 측 경호원 숫자가 과거보다 늘어난 점도 주목한다. 이번 일정이 동선 노출이 많은 데다 중국 내 젊은 네티즌 등을 중심으로 반(反)김정일 감정이 표출되는 점도 고려된 것이란 풀이다. 2008년 여름 뇌졸중으로 인한 건강 이상 상태를 반영한 듯 앰뷸런스가 계속 따라다니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당국자는 “평양에서부터 전담 의료진이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계자로 내정된 셋째 아들 김정은의 수행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게 정부 당국의 판단이다. 대신 마카오와 태국을 무대로 활동해온 장남 김정남이 아버지와의 만남을 가졌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보 소식통은 “김정남이 김 위원장의 눈 밖에 난 게 아니라 중국을 무대로 국제정세에 대한 정세 파악과 정보기술(IT) 분야 임무를 수행한다는 첩보도 있다”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김정일 역대 방중길 수행 인물



2000년 5월 29~31일


조명록 총정치국장, 김영춘 총참모장, 김국태·김용순 노동당 비서, 김양건 당 국제부장



2001년 1월 15~20일

김영춘 총참모장, 연형묵 국방위원, 김국태 당비서, 정하철 당부장,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김양건 당 국제부장, 박송봉 당 제1부부장, 현철해·박재경 군 대장



2004년 4월 19~21일

김영춘 총참모장, 박봉주 총리, 연형묵 국방위 부위원장,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2006년 1월 10~18일

박봉주 총리,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박남기·이광호 당부장, 노두철 부총리



2010년 5월 3일 중국 도착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최태복 당비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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