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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특수관계 인정해야 … 한·중 관계 금 간 것 아니다”

중앙일보 2010.05.07 02:02 종합 2면 지면보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6일 오전 숙소인 베이징 댜오위타이를 나와 이동하고 있다. 김 위원장 일행은 중관춘(中關村)에 있는 생명과학원을 다녀왔다. [베이징 로이터=연합뉴스]
“천안함 북한 연루설은 한국 언론의 추측일 뿐이며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허용은 중국 내부 문제”라는 중국 외교부 장위 대변인의 6일 발언에 대해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의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이고 있는 사실을 그대로 밝힌 것”이라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장 대변인 발언은 중국이 (천안함 사건 원인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지면) 국제적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라며 “한·중 공조가 진행 중인 만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도 “중국의 반응을 기분 나쁘게 여기는 것 자체가 너무 우리 중심적 사고”라며 “오히려 중국은 우리를 자극하지 않는 수준에서 김정일 위원장 방중과 천안함 문제를 언급한 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박선규 대변인도 “(천안함 침몰) 원인을 북한 소행으로 특정하지 않기는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한·중 관계에 금이 갔다고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 중 외교부 발표에 신중 모드

◆중국에 ‘로키’ 돌아선 정부=장 대변인의 발언은 천안함 사태를 북한 소행으로 여기고, 김 위원장의 방중에 비판적인 한국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이렇게 신중한 입장을 견지한 건 천안함 사건 처리에서 중국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임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와 통일부는 3, 4일 장신썬 중국 대사를 잇따라 불러 김 위원장 방중에 대한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 그러나 장 대사 측이 현인택 통일부 장관 측에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는 등 ‘한·중 간 난기류’란 해석을 낳자 정부는 서둘러 “한·중 간 갈등은 없다”고 해명하는 한편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중국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방침으로 돌아섰다. 장 대변인 발언에 대한 신중 모드도 이 같은 흐름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한 고위 당국자는 6일 “북·중은 혈맹이며, 중국이 북한을 특수관계로 다룬다는 엄연한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중국의 행동이 맘에 안 든다고 감정적으로 대응해봤자 도움이 안 되는 만큼 차분한 협의를 통해 태도 변화를 끌어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예상한 것보다 빠르게 천안함 북한 소행설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고, 김 위원장 방중에도 “한국은 상관할 일 아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에 따라 한국이 중국의 태도를 바꾸기 위해 들여야 할 부담이 더욱 커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외교 전문가는 “중국을 자극할 필요는 없지만, 한국이 짚고 넘어갈 점은 분명히 밝혀놔야 천안함 조사가 마무리된 뒤 국제사회와 함께 중국을 압박할 명분이 축적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찬호·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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