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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보은 이어 영동까지 현직군수 비리 관련 수사

중앙일보 2010.05.07 01:12 종합 22면 지면보기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북 남부 지역 기초단체장 3명이 사법 처리됐거나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어 이 지역이 행정 공백 상태에 빠졌다. 잘못 뽑은 군수들의 비리가 드러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자인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충북 남부 3개 군 행정공백
“잘못 뽑으면 주민들에 피해”

청주지검 영동지청은 4일 영동군 건설과 지역개발 담당부서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 검찰은 영동군의 군수포괄사업비 집행 내역과 서류, 컴퓨터, 메모 등을 압수했다.



검찰은 “영동군청의 건설 수주 과정에서 의혹이 있어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했다”고 밝혔다. 군수포괄사업비는 마을회관이나 진입로 등 주민들의 민원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책정된 예산이다. 영동군은 올해 군수포괄사업비로 5억원을 책정했다. 검찰은 이 사업을 담당하는 직원이 특정 기업에 사업을 몰아주고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영동지청 김윤상 지청장은 “2월부터 진행된 수사다. 선거와 연관해 확대 해석을 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위직과의 연루가 드러나면 시기에 관계 없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구복(53) 영동군수는 “나와는 무관한 일이다. 이미 총리실과 감사원, 검찰의 조사를 받았는데 문제가 없었다”며 “검찰이 선거 전에 수사를 끝내기를 바란다”고 해명했다. 정 군수는 지난달 20일 자유선진당 영동군수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한편 6일 오후 영동군청 직원들은 청사 밖에서 2~3명씩 담배를 피우며 일손을 놓고 있었다.



이에 앞서 한용택(62) 옥천군수는 지난달 23일 공무원의 승진·채용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경찰에 구속됐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지난 2월부터 한 군수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들어가 20여 개의 차명계좌에 수억원대의 자금을 관리해 온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이 가운데 한 군수가 3명의 공무원과 청원경찰에게 5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한 군수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구속 나흘 전인 지난달 19일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옥천군의 한 직원은 “안타깝고 창피한 일”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향래(60) 보은군수는 골프장 조성 과정에서 허위 공문서를 작성하고 승진 대가로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 이 군수는 검찰이 직원 A씨(54)를 소환 조사하자 지난달 22일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뒤 이달 14일까지 병가를 냈다. A씨는 검찰 조사 직후 자살을 했다. 이후 이 군수는 검찰에 자진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옥천·영동·보은 3개 군은 이용희 (자유선진당)국회의원의 지역구다. 3명의 군수 모두 자유선진당 소속이다. 충북에서는 2006년 지방선거 이후 한창희 전 충주시장(2006년 9월)과 김재욱 전 청원군수(2009년 12월), 박수광 전 음성군수(2009년 12월)가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했다.



청주=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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