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말없는 조국애 … 잊지 않겠습니다”

중앙일보 2010.05.07 01:11 종합 22면 지면보기
천안함 실종자 수색을 마치고 조업구역으로 돌아가다 침몰한 98금양호 선원 영결식이 6일 인천시 신세계장례식장에서 수협장으로 엄수됐다. 유가족들이 영정 앞에 헌화하며 오열하고 있다. [조용철 기자]
“임들은 누구보다 바다를 사랑한 진정한 어업인이자 순수하게 나라를 걱정했던 애국자였습니다.”


천안함 수색 돕다가 침몰
금양호 선원 9명 영결식

6일 인천시 서구 경서동의 신세계장례식장. 천안함 실종 장병 수색에 나섰다가 침몰한 쌍끌이배 98금양호의 실종 선원을 떠나 보내는 영결식이 수협장(葬)으로 치러졌다. 사고 발생 34일 만으로, 9명의 선원 중 7명은 끝내 시신을 찾지 못했다.



영결식은 유가족과 정운찬 국무총리,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군 및 해경 관계자, 수협 임직원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 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영결식은 김재후(48) 선장 등 실종 선원 7명의 영정과 보국포장·위패를 모신 제단 앞에서 국민의례와 고인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보국포장은 4일 정운찬 총리가 빈소를 방문해 추서한 것이다.



장례위원장인 이종구 수협중앙회장은 조사에서 “천안함 침몰 때 한달음에 달려가 자식 같고 조카 같던 장병들을 찾아 나섰던 그 조건 없는 조국 사랑을 간직하고 또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실종 선원 안상철(41)씨의 동생 상진씨는 “나라를 위해 차가운 백령도 바다로 향했던 98금양호 선원들이 거센 파도를 헤치고 돌아올 것이라 믿었던 기대는 허망하게 무너졌다”며 “당신들의 아름다운 희생은 말 없는 조국애의 실천이며 가르침이었다”고 추도했다.



종교의식은 불교와 기독교식에 이어 인도네시아 선원 2명을 추모하기 위해 이슬람교식 순으로 치러졌다. 영결식은 정운찬 총리 등 정부 인사와 유가족 대표들이 헌화·분향을 하고 참석자 모두가 고인들의 넋을 기리는 묵념을 하는 것으로 끝났다.



유족들은 시신도 찾지 못한 채 혈육을 떠나 보내야 하는 슬픔에 영결식 내내 통곡하며 눈물을 쏟았다. 고 허석희(33)씨의 노모는 먼저 간 아들의 영정을 바라보며 흰 손수건으로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훔쳐냈다. 고 이용상씨의 동생 석철씨는 영정 앞에 흰 국화 한 송이를 놓고 “형님, 형님, 미안합니다”고 흐느끼며 큰절을 올렸다.



한국인 실종 선원 6명의 영현은 인천시 부평구의 인천가족공원에서 유품과 함께 화장된 뒤 시립 납골당에 안치됐다. 인도네시아인 선원 유수프 하레파(35)의 영현과 유품은 화장을 하지 않는 관습에 따라 인도네시아 대사관 측에 인계됐다. 유가족들은 7일 오후 2시 해경 함정을 타고 인천 연안부두와 팔미도 해상에서 합동 위령제를 지낼 예정이다.



98금양호는 지난 2일 백령도 해역에서 천안함 실종 장병 수색에 나섰다가 돌아가던 중 대청도 서쪽 55마일 해상에서 캄보디아 화물선과 충돌 후 침몰해 고 김종평(55)씨 등 선원 2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7명은 실종됐다. 



인천=정기환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